♡ 사 진 ♡/세계여행가이드 234

대자연의 지배자, 바람

광활한 대지에 바람이 분다. 구름을 꿰뚫는 침봉을 휘돌고, 가파른 골짜기를 맴돌아 너른 땅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큰 숨을 토해낸다. 여행을 완성시키는 수많은 이미지. 그중에서도 향기는 추억으로 각인된다. 암봉과 평원, 호수와 빙하를 떠도는 바람의 여정, 그리하여 바람은 파타고니아를 지배한다. 칠레 파타고니아의 토레스 델 파이네.거인이 산다는 황량한 땅 파타고니아에서 여행자를 처음 마중하는 것은 거인 대신 거친 숨결 같은 바람이다. 여행자의 머리카락은 마구 휘날렸고, 그의 눈에 미처 다 담지 못한 파타고니아는 격렬한 바람 속에서도 품격을 잃지 않았으니, 또한 거인이다. 콘도르는 파타고니아 원주민에게 신과 인간 사이의 중개자로 여겨진다. 높은 하늘을 유유히 날고 있는 콘도르마저도 상승기류를 타고 오르니 그 또..

황제가 머리 숙인 태산, 그 산이 부럽지 않은 태항산

중국의 산동성 제남으로 향하는 길은 마치 국내선을 타고 이동하는 것 같았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산동성 제남공항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 40여 분. 게다가 중국 산동성의 시계는 한국보다 한 시간이 늦다. 시차로 인해 물리적인 시간은 채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 셈이다. ‘이렇게 가까운 곳이었다니’ 하는 생각이 들자 여행의 시작이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태항산을 대표하는 왕명령의 일출은 환상 그 자체였다. 낮게 깔린 운해를 뚫고 떠오른 빛의 향연은 장엄하다 못해 숙연해 진다. 새벽 단잠을 물리치고 수고한 모처럼 만의 보람이다. 이번 여행은 중국 천하제일 명산으로 알려진 산둥성의 태산과 최고의 석회동굴인 지하대열곡을 둘러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여기에 장장 600km에 달하는 태항산맥의 백미인 팔천협(태항산대..

시골청년 조휘욱, 88일간의 미국 횡단기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 한번 간 적이 없었고 요즘 초등학생 수준도 안될 거라는 영어실력의 시골청년 조휘욱. 그런 그의 완주에 대한 열정만으로 떠난 88일간의 미국 횡단 여행은 까지였고 미국과 캐나다 18개 주를 지났으며 총이동 거리는 약 7501km(자전거 6691km + 히치하이킹 약 810km)였다. ‘후회 없는 인생,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지금도 자주 한다. 후회 없는 인생을 살기 위해 내가 선택한 것은 도전이었고, 도전을 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자전거로 미국을 횡단하는 계획이었다. 나는 마른 체형에 빈혈은 물론, 피를 흘리면 현기증이 나며 쓰러지는 사람이다. 거의 공황장애에 가까운데 이 덕분에 군대에서 두 번이나 쓰러진 경험이 있는 허약체질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내 몸은 그렇..

[박윤정의 웰컴 투 파타고니아] 남극의 관문을 거쳐 파타고니아의 베이스캠프로

칠레 푼타 아레나스 버스 터미널의 모습. 늦은 밤 남미 대륙의 끝 남극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 푼타아레나스(Punta Arenas)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버스를 이용해 파타고니아 여행의 베이스캠프가 되는 푸에르토나탈레스(Puerto Natales)로 이동할 예정이다. 자정을 넘겨 도착한 비행기는 어둠 속에 승객들을 내려놓았다. 아직 시차에 익숙지 않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픽업 차량을 이용해 시내의 호텔로 들어섰다. 푸에르토 나탈레스 버스 터미널은 마중 나온 사람들과 떠나려는 배낭 여행객들로 북적거린다. 푼타아레나스는 칠레 최남단의 도시이자 남극으로 가는 관문으로 유명하다. 마젤란 해협에 위치한 이 도시는 칠레가 마젤란 해협을 장악하기 위해 세운 계획 도시였다. 포르투갈 모험가 마젤란은 1520년 대서양에서..

이토록 새로운 치앙마이①Cafes수준 높은 커피와 감각적인 카페

이제 더 이상 치앙마이에서 코끼리는 물론이고 썽테우도 툭툭도 탈 필요가 없다. 카페, 갤러리, 서점, 부티크 호텔, 디자인 등의 키워드가 요즘 치앙마이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시내 곳곳을 사뿐사뿐 걸어 다니며 오래 머물고 싶은 치앙마이 여행. 치앙마이의 워킹 스트리트는 말 그대로 걷는 즐거움이 가득한 길이다. 마냥 걷다보면 예쁜 카페, 서점, 오래된 사원과 다리, 먼저 눈을 맞추고 웃어 주는 치앙마이 사람들을 자연스레 만나게 된다 ▶Check list 아래 항목 중 5개 이상에 해당된다면 당신이 치앙마이에 반할 확률 100% □예쁜 카페를 탐닉한다 □커피 맛에 민감한 커피 마니아 □디자인,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 □아티스트, 디자이너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호스텔보다는 ..

중국 태산, 태항산, 천계산.. "대륙의 모든 것은 산에서 비롯된다"

태산 정상 부근에서 내려다본 모습. 붉은 벽돌로 지어진 벽화사와 기암괴석, 멀리 타이안시의 도심까지 보인다. 오랜시간 동안 영적인 존재로 중국대륙을 지켜온 태산이다. 자신감이 강하기로 소문난 중국인들. 그러나 자존심 강한 그들도 산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경외를 마다하지 않는다. 깊고 광활한 산맥은 그들의 자긍심이며, 산을 굽이돌아 쉼 없이 이어진 협곡에는 대륙의 혼이 깃들어 있다. 그 산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유구한 역사와 자연이 빚어낸 이야기가 슬그머니 말을 건넸다. [진행·협찬-트레블비즈] 33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문화의 도시 지난(济南)은 산둥 성의 성도로 지난국제공항이 자리하고 있다. 이번 팸투어의 목적지인 태항산과 태산을 함께 둘러보기에 위치적으로 가장 좋은 곳이기도 하다. 인천국제공..

끄라비, 자연이 숨겨둔 파라다이스

타이 남쪽 해안가에는 아직 사람의 손을 덜 탄 원시의 자연이 숨어 있다. 투명한 옥빛 바다와 굽이치는 석회암 절벽 너머, 아찔하리만치 순결한 속살을 간직한 땅. 끄라비에서 자연이 감춰둔 마지막 비경과 만났다. 끄라비 끄라비 끄라비 해변에서 카야킹 1끄라비 대부분의 해변이 카야킹하기에 좋다. 2눈부신 모래사장을 품은 홍 섬. 3달착지근한 캐슈너트 볶음. 4홍 섬의 하늘과 물빛은 그야말로 그린 듯 비현실적이다. 5클라이머들의 천국, 라일레이. 6손님을 기다리는 롱테일 보트. 7끄라비의 또 다른 주인은 원숭이들이다. 8끄라비의 모든 여행객들이 모여 있는 것만 같은 라일레이의 남쪽 해변가. 눈부신 모래사장을 품은 홍 섬 달착지근한 캐슈너트 볶음 홍 섬의 하늘과 물빛 클라이머들의 천국, 라일레이 손님을 기다리는 ..

[핫 클립] 대마도에서 꼭 해봐야 하는 다섯 가지

미우다 해수욕장. 낚시 명소 아소만. 미우다 해수욕장. 시라다케 정상 오다케 바위. 시라다케는 초록빛 원시림을 품고 있다. 에보시다케 전망대에서 본 아소만 풍경. 에보시다케 전망대에서 본 아소만 풍경. 잡은 물고기는 배 위에서 회로 떠 먹는다. 한국어로 환영 현수막을 내건 이즈하라의 마트. 일본 대마도(對馬島)만큼 가깝고 놀거리가 많은 해외 여행지도 드물다.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배로 약 1시30분이면 대마도에 닿는다. 대마도는 바다에도 산에도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아침에 산에 올랐다가, 점심에 바다로 나가 선상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이 대마도다. 남북으로 길게 누운 섬을 바다가 둘러싸고 있고, 섬 안으로는 약 89%가 산지이다. 항구 인근에는 면세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쇼핑몰도 많다. 시라다케 산행 ..

[Travel Gallery] 겨울왕국에 찾아든 여름, 노르웨이 베르겐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본 사람이라면 노르웨이 베르겐의 풍경이 익숙할 법하다. 중세 흔적이 남아있는 노르웨이 제 2의 도시 베르겐은 겨울왕국의 모티브가 됐던 장소이다. 달력이 7월로 넘어가면서, 겨울왕국에도 한여름이 찾아왔다. 베르겐의 여름은 가장 시끌벅적한 계절이다. 전 세계 여행자가 베르겐으로 몰려온다. 피오르의 파란 물빛을 볼 수 있는 여름철은 노르웨이 여행 성수기이고, 베르겐은 피오르 여행의 출발점라는 게 주된 이유다. 하지만 베르겐을 피오르 관문쯤으로 평가 절하해서는 안 된다. 베르겐은 그 자체로 볼 것이 많은 여행지다. 베르겐은 오슬로에 자리를 넘겨주기 전까지 노르웨이 왕국의 수도였다. 특히 북해 주변의 상인이 몰려드는 무역 중심지로 이름을 알렸다. 베르겐이 전성기를 누린 14~16세..

왜 좋은 사람들이 잘 살지 못하는 걸까

암만 거리에서 만난 소년. 라마단 기간에 이슬람 교도는 일출에서 일몰까지 의무적으로 금식하고, 매일 5번의 기도를 드린다. 이 기간에는 해가 떠있는 동안 음식뿐만 아니라 담배, 물, 성관계도 금지된다. 이슬람에서는 술을 금하기 때문에 요르단에는 술에 취해서 길을 걷는 사람이 없다. 대신 드라이브를 하거나, 카페에 앉아 차와 물담배를 하고 거리에서는 노래를 부르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여자들의 사회생활이 제한적인 이슬람 국가이다 보니, 물건을 파는 이들도, 물건을 사려는 이들도 대부분 남자다. 암만 전경. 요르단은 누런 흙빛의 나라다. 딱 한국의 면적만한 크기의 나라, 전국토의 85%가 사막이라 황폐한 이미지가 대부분인 요르단.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비산유국에 반건조성,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엔 40도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