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대지에 바람이 분다. 구름을 꿰뚫는 침봉을 휘돌고, 가파른 골짜기를 맴돌아 너른 땅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큰 숨을 토해낸다. 여행을 완성시키는 수많은 이미지. 그중에서도 향기는 추억으로 각인된다. 암봉과 평원, 호수와 빙하를 떠도는 바람의 여정, 그리하여 바람은 파타고니아를 지배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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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파타고니아의 토레스 델 파이네.거인이 산다는 황량한 땅 파타고니아에서 여행자를 처음 마중하는 것은 거인 대신 거친 숨결 같은 바람이다. 여행자의 머리카락은 마구 휘날렸고, 그의 눈에 미처 다 담지 못한 파타고니아는 격렬한 바람 속에서도 품격을 잃지 않았으니, 또한 거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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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르는 파타고니아 원주민에게 신과 인간 사이의 중개자로 여겨진다. 높은 하늘을 유유히 날고 있는 콘도르마저도 상승기류를 타고 오르니 그 또한 바람에 몸을 맡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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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에 물드는 피츠로이. 묵묵한 첨봉을 순식간에 구름으로 휘어감아 희롱하는 것도 바람이다. 온전히 제 모습을 다 드러내며 위용을 자랑하다가도 순식간에 바람이 몰고 온 구름 속으로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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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순응하여 진화한 파타고니아의 동물이 하나 있으니 바로 과나코다. 과나코는 파타고니아의 건조한 기후와 강한 바람에 잘 적응하도록 두터운 털가죽을 가지고 있다. 안데스 산맥과 평야지대에 넓게 분포한 과나코가 평화롭게 호수를 거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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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뿔을 닮았다하여 이름 붙여진 쿠에르노스 델 파이네 봉. 파타고니아의 바람은 유유자적하다. 호수의 수면을 휩쓸다가도 우뚝 솟은 거대한 봉우리로 솟구쳐 다시 구름으로 휘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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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를 가르는 루타 40 도로. 드넓은 팜파스를 가르는 루타 40에는 바람이 어슬렁거렸고, 초원의 풀들도 다소곳하게 바람에 몸을 맡겨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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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에 맞서 엘 찰텐 마을에서 피츠로이로 향하는 하이커. 파타고니아의 지배자는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바람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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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내에 있는 페호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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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이현상 제로그램 대표|협찬 파타고니아 / webmaster@outdoo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