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 진 ♡ 357

450살 노란 고목, 46년 숨겨둔 비경 때 놓치면 후회하죠

한시적으로 개방하는 단풍 명소 여섯 곳 설악산 단풍 명소로 꼽히는 주전골. 망경대에서 가까워 함께 둘러보면 좋다. 지난 11일 촬영했다.가을은 짧다. 화려한 단풍을 볼 수 있는 날은 더 짧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0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가 단풍 절정기라 할 만하다. 단풍 비..

[147일간의 세계여행] 128. 모로코 동화 마을에 사는 '현실의 소녀'

[147일간의 세계여행] 128. 모로코 동화 마을에 사는 '현실의 소녀' [헤럴드경제=강인숙 여행칼럼니스트] 쉐프샤우엔의 파란 메디나의 골목길, 어느 방향으로 갈지 망설이는데 마침 한 소녀가 걸어온다. 길을 알려주는 소녀는 유창하지는 않지만 영어를 구사한다. 학교에 다녀오는 중이라는 열일곱 소녀도 집으로 가는 길이라면서 함께 메디나를 걷게 되었다. 소녀는 방실거리는 얼굴로 자기 집으로 가자는 제안을 한다. 딱히 할 일도 없었던 나는 흔쾌히 함께 가기로 한다. 소녀를 따라간 곳은 파란 메디나 어느 막다른 골목이다. 작은 문으로 허리를 굽혀 집으로 들어가서 좁고 길쭉한 건물의 계단을 따라 오른다. 2층의 나무문을 여니 거실과 방과 주방이 한 눈에 다 보이는 소박한 집이다. 파란색 페인트칠이 된 단정한 외벽..

[강혜원의 뚜벅뚜벅 라틴아메리카] 아르헨티나③ 푸른 빙하를 걷다, 엘 깔라파테

[강혜원의 뚜벅뚜벅 라틴아메리카] 아르헨티나③ 푸른 빙하를 걷다, 엘 깔라파테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남쪽을 향해 비행기로 3시간을 이동하면 아르헨티나 산타크루즈주 도시 ‘엘 깔라파테’에 도착한다. 비취색의 거대 빙하 지대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건너온 여행자가 집결하는 곳이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는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에 있는 47개 빙하 중 하나로 크기와 빛깔, 아름다움이 가장 빼어난 빙하군으로 꼽힌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빙하는 자연이 만들어 낸 경이로움 가운데서도 단연 으뜸이라 할 만하다. 남아메리카 대륙은 남쪽으로 갈수록 폭이 점점 좁아지면서 긴 삼각형 모양을 이룬다. 남위 38도 이남 지역의 삼각형 모양의 땅을 부르는 이름이 ‘파타고니아’다. 파..

동서양 문명 함께 품어 '아름다운 공존'

터키 이스탄불의 루멜리 히사르 요새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보스포루스 해협의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성곽에서 서서 해협을 바라봐야 하지만, 추락 사고가 발생해 성곽에 오르는 계단을 막아놨다. 요새 내 지대가 높은 곳에 오르면 성곽과 해협, 대교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 이슬람과 기독교의 공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도시.’ 각종 수식어가 붙는 터키 이스탄불은 과거 휘황찬란했던 역사를 품고 있는 도시다. 유럽에 속해 있으면서도, 그 뿌리는 아시아에서 시작된 곳이다. 이슬람 문화권이지만 기독교가 공존하고 있다. 어느 하나만의 문화라고 특정하기 어렵다. 여행객에게 이런 모습은 다른 어떤 도시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한 쪽에 치우치기보다 경계..

질투를 부르는 도시, 잘츠부르크

열등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잘츠부르크는 질투를 부르는 도시임에는 틀림없다. 문화 예술을 바탕으로 수세기 동안 쌓아온 삶의 품위가 어떻게 21세기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목격했다. 부러움과 탄식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던, 잘츠부르크에서 보낸 '의문의 1패'의 날들 “무의식적인 열등감을 지닌 사람에게 오스트리아는 가볼 만한 곳이 아니다.” 미국 여행 작가 팸 그라우트의 문장이다. 남한과 비슷한 면적의 이 작은 나라가 여행자에게 어떤 열패감을 주는지 알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문화 예술이 집결한 잘츠부르크 로 향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잘츠부르크는 수도 빈과 견주길 거부한다. ‘지금 어딜 누구와 비교하냐’는 듯 도시 전체가 홀로 꼿꼿하다. 독일 뮌헨에서 동쪽으로 약 150km, 빈에서는 서쪽으로 30..

[우지경의 Shall We Drink] <36> 도나우 강 물길 따라 한 잔의 추억

차가운 바람에 나뭇잎이 툭 떨어지면, 가을이 드리운 길을 걷고 싶어진다. 단풍으로 붉게 물든 숲길도 좋고, 궁의 뜰에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걸어도 좋다. 지난해엔 운 좋게도 낙엽이 수북이 쌓인 쇤부른 궁전(Schloss Schönbrunn), 클림트의 마지막 아틀리에(Klimt Villa), 왕궁정원(Burggarten) 등 오스트리아의 가을 길을 원 없이 걸었다. 가이드북을 만들겠다고 한 달간 머문 덕이다. 뜻밖에 마음을 끈 곳은 수도 빈(Wien)의 화려한 궁전보다 바하우(Wachau)에서 만난 가을 녘의 포도밭 길이었다. 포도가 주렁주렁 매달린 만큼 탐스러운 게 잎이 노랗게 물든 포도밭이란 걸 그때 알게 됐다. 바하우에는 도나우 강을 물길 따라 포도밭과 작은 마을이 이어진다. 도나우(Donau)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