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나라도 가난한 나라도 "성공보단 일상이 우선"
나는 과연 행복한가? 막연히 행복할 거라 생각한 나라 사람들은 정말 행복할까? 이런 의문을 품고 ‘행복여행’을 떠났다. 지난해 5월 15일 네팔을 시작으로 7개월 반 동안 전세계 35개국을 돌아다녔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에게 행복에 대해 묻고 또 스스로 깨닫는 여정이었다. 북유럽국가들의 복지시스템, 네덜란드의 자유, 프랑스의 톨레랑스, 스페인과 남미 특유의 가족문화 등 서로 다른 정치ㆍ경제ㆍ문화ㆍ종교 속에서 행복에 대한 단초를 얻을 수 있었다.
행복한 나라들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대체로 믿을만한 정부를 가졌으며 자유와 평등이 실현되고, 타인을 신뢰하며 다양한 재능과 관심에 대해 서로 존중한다. 물질보다는 정신적 가치를 중요시하며, ‘우리’라는 연대의식을 지니고 있었다. 권력이나 지위 같은 삶의 외형보다는 자신에게 중요한 일상의 즐거움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었다.
행복은 개인에서 출발해 사회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모아졌다. 나의 권리를 보장받으려면 남의 권리도 존중해야 하는 것처럼, 행복한 나라들은 개인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행복을 추구하고 있었다. 그래서 행복의 시작은 자신이지만, 가족ㆍ친구ㆍ회사ㆍ사회로 확대된다. ‘행복여행’이라는 주제에 가장 부합하는 곳으로 부탄, 덴마크, 쿠바, 뉴질랜드 등 4개국을 뽑았다.
▦지구상 마지막 샹그릴라, 부탄
부탄은 국민총행복지수(GNH, Gross National Happiness)라는 개념을 만든 나라다. 경제성장의 지표인 국민총생산(GNP)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부탄의 행복지수는 정부의 노력과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뒷받침으로 만들어졌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들 몇 개만 있다면 이미 충분히 행복한 것이며, 행복은 밖에 있지 않고 안에 있다고 말한다. “행복한 사람들은 행복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죽을 때까지 뭔가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부탄 사람들은 그런 걸 덜 중요하게 여긴다.” “행복이란 마음의 상태다.” 부탄에서 들은 행복론이다. 마치 수양이 일상화된 수도승의 모습 같았다.
최근 주한 부탄대사가 수교 30주년을 맞아 올 6~9월 부탄을 여행하는 한국인에게 1일 250달러에 달하는 패키지 가격을 대폭 인하할 예정이라고 밝혀, 경비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휘게의 나라, 덴마크
병원진료비 무료, 대학까지 교육비도 무료, 대학생이 되면 매달 생활비 120만원을 지급하고, 실직자에게 2년 동안 연봉의 90%를 주는 나라. 행복지수 세계 1위 덴마크는 가장 이상적인 복지국가 모델이다.
‘아늑함’으로 번역되는 덴마크어 ‘휘게(hygge)’는 ‘사람들과 즐긴다’는 뜻도 품고 있다. 이곳 사람들은 저녁에 촛불을 밝히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가족이나 친구와 식사를 하고,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소중히 여긴다. “살면서 필요한 것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며 덴마크에서는 아무도 특별하지 않고 누구나 소중하다.” “인권과 최저생계 등 인간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것들을 지켜줘야 한다”고 말한다.
덴마크인들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타인에 대한 신뢰와 다양성,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문화가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이 삶의 수준을 크게 향상시킨다고 믿는다.
▦진짜 삶을 살아가는 곳, 쿠바
올드카가 골목을 비집고 돌아다니고, 강렬한 색채의 건물과 거리 예술가의 그림을 만날 수 있는 곳. 체 게바라, 모히토, 시가,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말레꼰 그리고 혁명 등 쿠바를 상징하는 단어는 무수히 많다.
이곳 사람들은 “땅을 일구고 남의 것을 탐내지 않으면서 만족하며 살아간다. 쿠바는 인근 국가와 비교해도 사람들과 부대꼈을 때 느낄 수 있는 남다른 정서가 있으며 무엇보다 음악이 행복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의사부터 청소부까지 모두가 같은 월급을 받는, 공산주의 혁명으로 이룩된 쿠바는 이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나라이기도 하다. 현재 쿠바는 미국과 국교 정상화로 변화의 한 가운데 놓여 있다. 구 소련의 붕괴와 동구권의 변혁 이후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엔 중국식 개혁모델을 점진적으로 도입해 극심한 경제난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곳, 쿠바는 진짜 삶을 살아가기 위한 곳이다.
▦꼭 한번 살아보고 싶은 나라, 뉴질랜드
뉴질랜드는 깨끗한 자연과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한 곳이다. 푸른 하늘에 흰구름과 무지개가 떠 있고, 그 아래 한가롭게 풀을 뜯는 양떼가 흔한 일상의 풍경이다. 행복지수 8위인 뉴질랜드는 빙하와 드넓은 초원, 맑고 투명한 호수 등 자연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아름다움을 간직한 듯 보였다.
마오리와 영국인이 함께 세운 나라 뉴질랜드는 남녀평등, 인종평등을 생활의 기반에 깔고 있다. 가장 먼저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한 나라이며, 장관과 기업체 사장도 상당수가 여성이다. “인생의 목적은 성공이 아닌 행복이다.” “진정한 성공은 매 순간이 값지고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행복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행복과 함께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 그리고 부조리한 현실을 개선하려는 책임의식이 중요하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한결같이 행복이 삶의 가치를 향상시켜준다고 말한다.
행복여행가 김뻡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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