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가 멈추지 않는 '클럽의 메카' 스페인 이비자
1년 중 300일이 쾌청 지중해 속 천국의 섬
호날두·레이디 가가..스타들 모여드는 휴양지
해변·수영장·보트..곳곳 하루 종일 파티
유네스코 유산 달트 빌라 암벽 위에 요새 마을
오래된 골목 꼭대기 서면 항구와 푸른바다 한눈에
눈부신 이예테스 해변 느긋한 해수욕 '황홀'
20대 시절의 어느 날, ‘밤낮으로 파티가 멈추지 않는 지중해의 섬’에 대한 글을 읽었다. 그곳은 스페인에 있는 ‘이비자 섬(Ibiza island)’이었다. 오래도록 버킷리스트 상위권을 차지했던 이비자는 가히 환상적이었다. 그곳에는 눈이 시릴 만큼 푸른 바다와 뜨거운 태양이 있었다. 섬에 있는 동안 멋진 클럽에서 유명 연예인과 함께하는 거품파티에도 참석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있지만 이비자 여행은 생각보다 훨씬 흥겹고 근사했다. ‘언제 또 올지 모르니, 제발 꿈에 나타났으면…’이라고 생각한 여행지는 이비자가 처음이었다.
유럽인도 가고 싶어 하는 휴양지
이비자는 스페인의 발렌시아에서 약 80㎞ 떨어진 섬이다. 카탈루냐어로는 에이비사(Eivissa)라 불리며 면적은 약 571.6㎢나 되니 대단히 큰 섬이다. 날씨는 1년 중 300일 이상 맑다.
유럽 사람들에게는 지중해의 영롱한 바다와 천국 같은 해변을 즐길 수 있는 휴양지로 인기가 높다. 특히 ‘파티와 클럽의 메카’로 잘 알려져 있다. ‘파티 아일랜드’로 유명한 이비자 섬의 역사는 1960년대부터 시작됐다. 유럽의 히피족과 예술가들이 정부의 규제를 피해 이주해온 이후다. 1970~1980년대 디스코 음악이 발전하면서 자연스레 클럽이 생겨났고, 젊은이들은 누드 비치, 클럽 파티를 찾아 이비자 섬으로 모여들었다. 상업적인 클럽과 관광 인프라가 형성된 것이다.
매년 40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사랑받는 스페인의 대표 휴양지로 변모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레이디 가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유명인과 스포츠 스타의 여름 휴가지로도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전 세계 젊은이들이 꿈꾸는 클럽의 성지
파티를 빼놓고선 이비자 여행을 논할 수 없다. 여름 시즌이 되면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DJ들이 이비자 섬으로 간다. 참가자들을 열광케 하는 파티는 밤낮으로 이어진다. 클럽은 물론이고 바닷가에서 열리는 해변 파티, 수영장에서 즐기는 풀 파티,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보트 파티까지 섬 곳곳에서 흥겨운 시간이 계속된다.
이비자 섬에는 수십 개의 클럽이 있다. 그중에서도 일류 DJ들의 공연이 잦은 클럽 파차(Pacha), 거품 파티로 명성이 높은 암네시아(Amnesia), 5성급 호텔의 비치 클럽 파티로 유명한 우슈아이아(Ushuaia), 페인트 파티와 각종 쇼가 함께하는 프리빌리지(Privilege) 등이 유명하다.
버킷리스트인 ‘이비자 섬에서 거품 파티 즐기기’를 하러 가는 길은 꿈만 같았다. 비행기에 타는 순간부터 두근거림이 시작됐다. 같은 심정을 가진 여행자들이 많았나 보다. 비행기가 이비자 공항에 착륙하자 탑승객들은 손뼉을 치며 ‘크레이지 아일랜드’로의 입성을 자축했다. 공항은 여러 클럽 광고와 위스키 광고로 도배가 돼 있었다. 이 섬의 특수성이 실감 나는 순간이다.
유명 클럽 중 하나인 암네시아로 향한 시간은 새벽 3시. 늦은 게 아니다. 대부분의 이비자 클럽은 일찍 가봐야 소용이 없다. 새벽 3~4시가 절정이기 때문이다. 도착해보니 클럽은 화려한 조명으로 빛나고 있었다.
무대는 신나는 비트에 몸을 맡긴 채 정열의 밤을 보내는 전 세계에서 온 여행자들로 가득했다. 이날 거품 파티(Foam Party)의 DJ는 할리우드의 유명인사인 패리스 힐튼이었다. 클럽 마니아가 아닌지라 유명한 DJ가 나타나도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유명인사가 눈앞에서 직접 디제잉과 퍼포먼스를 한다니. 하이라이트인 거품 파티는 새벽 5시30분이 넘어서야 시작됐다.
이날의 DJ 패리스 힐튼이 거품이란 뜻의 스페인어 “에스푸마(Espuma)!”를 크게 외치자 클럽은 금세 새하얀 천국으로 변해버렸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거품에 클럽 애호가들은 열광적인 환호를 내질렀다. 거품의 양은 상상을 초월했다. 가슴팍까지 차오른 거품 속을 유영하며 짜릿한 자유를 만끽했다. 일상으로부터의 완벽한 일탈, 이비자 여행이 준 가장 큰 선물이었다.
해변의 매력에 푹 빠지다
이비자 섬은 기원전 10세기 페니키아인들의 무역 중계지였다. 이비자 타운의 관광 명소이자 1999년 유네스코 세계복합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달트 빌라(Dalt Vila)’를 가면 오랜 역사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윗동네(Upper Town)’를 뜻하는 이름처럼, 달트 빌라는 암벽 위에 둥지를 튼 마을이다.
요새처럼 성벽으로 둘러싸인 마을 안에는 14세기에 건축한 고딕 양식의 성당, 16세기에 지어진 교회, 카르타고 시대의 유적을 보유한 고고학 박물관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오래된 집과 낡은 골목, 그 사이사이에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는 소박하면서도 낭만적이다. 달트 빌라 꼭대기에 서면 이비자 항구와 지중해의 푸른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섬에서 가장 번화한 이비자 타운과 연결돼 있어 방문하기 쉽다.
파티로 유명한 이비자 섬이지만 젊은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들과 나이 지긋한 노년 부부들도 태양이 작열하는 이 멋진 휴양지의 주인공이다. 이비자 섬의 동서남북엔 40여개의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플라야 덴 보사 비치(Playa d’en Bossa Beach)는 이비자에서 가장 긴 해변이다. 길이가 2㎞에 달한다. 수많은 비치 라운지와 바가 해변을 따라 늘어서 있는데 쿵쿵거리는 음악 때문인지 분위기가 유쾌하다. 섬 여행의 중심지인 이비자 타운에서 가까워 많은 사람이 찾는다.
이비자 타운에서 도보로 약 15분 떨어진 피게레테스 해변(Figueretas Beach)은 조용하고 평화롭다. 해변을 따라 레스토랑과 카페, 호텔 등이 자리해 있으며 보트 파티와 포르멘테라 섬으로 향하는 페리의 탑승 장소이기도 하다. 화보처럼 예쁜 바다를 만나고 싶다면 섬의 서쪽에 있는 칼라 콘타 해변(Cala Conta Beach)으로 가면 된다. 길이 800m, 폭 15~30m의 백사장을 보유한 칼라 콘타는 맑고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로 유명하지만 일몰 감상의 명소이기도 하다.
꿈에 그리던 바다가 눈앞에
유명한 해변들을 뒤로하고 포르멘테라(Formentera)라는 작은 섬으로 향했다. 느긋하고 평온하게 해수욕을 하려는 유럽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비자의 자매 섬’이라 불리는 포르멘테라는 이비자 섬에서 페리를 타고 1시간 정도 가야 도착할 수 있다. 보통 이 섬을 여행할 땐 선착장 인근에서 렌터카나 스쿠터, 자전거를 빌린다. 면적이 83㎢ 정도로 아담해서 섬의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스쿠터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포르멘테라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이예테스 해변(Playa Illetes)이다. 이예테스는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을 보고 한눈에 반해 찾아간 이예테스 해변이지만, 실제로 마주한 바다는 상상 이상으로 감동적이었다. 하얗고 보드라운 백사장과 우윳빛의 청량한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머무는 내내 탄성이 멈추지 않았다. 몰디브, 필리핀, 태국 등 내로라하는 바다를 경험했지만, 이토록 눈부신 바다는 처음이었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바다는 그 자체로도 황홀했지만, 해변의 분위기 역시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아무렇지 않게 토플리스(Topless)를 한 여행자들이 태닝을 하고, 낮잠을 자고,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언젠가 꿈속에서 그렸던 풍경을 마주하고 있다. 섬에 동양인이 거의 없어서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점도 매력적이다. 포르멘테라에는 이예테스 외에 10여개의 크고 작은 해변이 있다. 스쿠터를 타고 달리다가, 마음 내키는 해변에 둥지를 틀고 한낮의 달콤한 휴식을 즐기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비자(스페인)=김영미 여행작가 young_1021@hanmnail.net
여행정보
이비자 섬으로 가는 비행기는 바르셀로나에서 하루 4편 이상 뜬다. 비행시간은 약 55분 걸린다. 여름철에는 런던, 파리, 로마, 프랑크푸르트 등에서도 항공편이 일시적으로 운항한다. 섬에 있는 대부분의 클럽은 6~9월에만 파티를 연다. 성수기인 6~9월에 방문하는 이들은 숙소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호스텔부터 5성급 호텔까지 다양하다. 이비자 타운, 플라야 덴 보사, 산안토니오 지역에 있는 숙소가 인기다.
이비자 섬은 버스가 잘 다니는 편이다. 그러나 구석구석을 여행하고 싶다면 렌터카나 오토바이로 다니는 게 좋다. 여기저기 클럽을 다니는 열혈 청춘들을 위해 심야에는 디스코 버스(Disco Bus)가 운행된다.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산안토니오와 플라야 덴 보사, 주요 클럽을 순회한다.
포르멘테라 섬의 이예테스 해변에는 식당 등 편의시설이 전혀 없다. 물과 간식, 물놀이용품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선베드도 없으므로, 간이 파라솔과 돗자리를 미리 사서 가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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