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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청렴한 생활 .&2.400년 전의 편지, 그리고 사랑

거울속의 내모습 2017. 2. 14. 23:41

 청렴한 생활




조선 중기의 학자였던 이지함이 선조 때 포천 현감으로 부임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행색은 매우 초라했습니다.
옷은 삼베옷에다가 짚신을 신고, 다 헤어진 갓을 쓰고 있었습니다.
고을 관리들은 새로 부임하는 현감인지라
정성을 다하여 진미를 갖추고 저녁상을 올렸는데
현감은 한참을 살피더니 젓가락도 대지 않았습니다.

관아의 아전들은 아마도 상이 시원치 않아 그런가 보다 하고
부랴부랴 더 좋은 음식을 마련하고는 두 번째 상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상을 물리며 말했습니다.
"먹을 게 없구나."

당황한 아전들은 두려워 떨며 뜰에 엎드려 죄를 청하였습니다.
"고을에 특산품이 없어 밥상에 별미가 없습니다."

이때 이지함은 온화한 얼굴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나라 백성들은 생계가 곤궁한데, 그런 좋은 음식을 먹는다는 게
그저 두려운 생각이 들어 상을 물린 것뿐이요.
우리가 넉넉하게 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시오?
그건 분수에 맞지 않게 사치하기 때문이오."

그리고는 아전에게 보리밥과 시래깃국을 가져오게 하여
부임 첫날 식사를 마쳤습니다.



청렴의 길과 부패의 길.
어느 길을 걷느냐에 따라 흥망은 갈릴 수 있습니다.
'청렴 의식'은 부정과 부패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쉬운 자물쇠입니다.
건강한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 오늘의 명언
청렴은 백성을 이끄는 자의 본질적 임무요,
모든 선행의 원천이요, 모든 덕행의 근본이다.
– 다산 정약용 –






400년 전의 편지, 그리고 사랑





1998년 경북 안동 택지 개발 현장.
분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잘 보존된 유골과 함께
'원이 아버님께..'로 시작하는 한글 편지가 한 장 발견됩니다.
원이 엄마의 편지 내용 일부입니다.


당신 늘 나에게 말하기를 둘이 머리가 세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시더니,
그런데 어찌하여 나를 두고 먼저 가셨나요?


"여보, 남도 우리 같이 서로 어여삐 여겨 사랑할까요?
남도 우리 같을까요?"라고 당신에게 말하곤 했는데,
어찌 그런 일을 생각지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나요?


이런 천지가 온통 아득한 일이 하늘 아래 또 있을까요?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있을 뿐이니
아무래도 내 마음같이 서러울까요?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자세히 와 말해주세요.
꿈속에서 이 편지 보신 말 자세히 듣고 싶어 이렇게 편지를 써서 넣습니다.
이 편지를 보시고 제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저는 꿈에서 당신 볼 것을 믿고 있나이다.
몰래와 보소서.

- 병술(1586년) 유월 초하룻날 집에서 아내가 -


이 글의 남편은 어린 아들 원이와 임신한 아내를 남기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이응태(1556~1586)로 확인되었습니다.

종이가 귀했던 당시 아내는 떠나는 남편에게 주려고
여백까지 빼곡하게 채워 글을 썼습니다.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아내의 애절함과 원망,
꿈에서라도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아내의 애틋한 마음이 절절히 배어납니다.

수백 년이 지났지만, 이 편지는 원이 엄마의 간절한 사랑을
너무나도 생생하게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수신인은 이미 망자가 되었으니 400년 후 우연히 발견되기 전까지
이 편지는 아마도 글쓴이 외에는 읽히지 못했을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을 것을 알면서
죽지 않을 것처럼 열심히 살아갑니다.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이별할 것을 알면서도
영원할 것처럼 열심히 사랑합니다.

그래도 그게 더 좋습니다.
끝이 있다고 미래를 염려한 나머지
오늘 '사랑'하지 않는 것은 참 어리석은 짓입니다.

400년 전에 편지 한 장이 지금도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는 건
당시를 살아가던 그들의 사랑이 너무도 애절하고 진실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영원할 것처럼 열심히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사랑하십시오.
영원할 것처럼, 열심히, 진실하게...


# 오늘의 명언
만일 내가 사랑을 알게 되었다면 그것은 당신 때문입니다.
- 헤르만 헤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