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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친구의 축의금 .& 2.어머니의 도시락

거울속의 내모습 2015. 7. 25. 22:09

친구의 축의금



결혼식 날,
식이 다 끝나가고 있지만, 내 친구 형주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결혼식 내내 형주의 얼굴을 찾았지만,
정말 보이지 않았다. 이럴 리가 없는데..

사진 촬영까지 마치고 다시 예식장 로비로 나와
형주를 찾았지만 끝내 형주는 보이지 않았다.
섭섭함 보단 걱정이 앞선 순간,
가쁜 숨을 몰아쉬며 형주의 아내가 예식장 계단을 급히 올라왔다.

이마에는 얼마나 뛰어왔는지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석민 아빠는 오늘 못 왔어요, 죄송해요.
석민 아빠가 이걸 전해드리라고 해서..'
형주의 아내는 미안한 듯 조심스레 봉투 하나를 건넸다.

'철환아, 나 형주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담아 보내마.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 장수 친구이기에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어제 아침부터 자정까지 사과를 팔았다.
번 돈이 만 삼천 원이다.

아지랑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날,
우린 흙 속을 야무지게 뚫고 나온 새싹을 바라봤었지.
그리고 희망을 노래했어.
나에게 너와의 행복한 추억이 있다는 게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
지금 난, 참석하지 못하는 미안함에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가정을 이루는 네 모습을 상상하니 마음만은 기쁘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 들려 보낸다.
지난 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 가서 먹어라.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다.'

편지와 함께 들어 있던 만 원짜리 한 장과
천 원짜리 세 장....
뇌성마비로 몸이 불편한 형주가
한 겨울 거리에서 추위와 바꾼 돈, 만 삼천 원.

나는 웃으며 사과 한 개를 꺼내 들었다.
"형주 이놈, 왜 사과를 보냈데요."
장사는 무엇으로 하려고...
그리곤 씻지도 않은 사과를 우적우적 씹어댔다.

그런데 왜 자꾸만 눈물이 나는 걸까.
새신랑이 눈물 흘리면 안 되는데..

- 연탄길 < 행복한 고물상자> 저자 이철환 -


가끔 서운할 때도 있습니다.
사는 게 힘들어 가끔 잊고 지낼 때도 있습니다.

기쁜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슬픈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마음을 기대게 됩니다.

이름만 들어도 절로 웃음이 나고,
생각만 하면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게 만드는..

친구, 오늘 전화 한 통 해봐야겠습니다.


# 오늘의 명언
등 뒤로 불어오는 바람, 눈 앞에 빛나는 태양,
옆에서 함께 가는 친구보다 더 좋은 것은 없으리

- 에런 더글러스 트림블

 

 

 어머니의 도시락



어느 중학생의 이야기다.

그 아이의 도시락에는 가끔 머리카락이 섞여 나왔다.
머리카락뿐 아니라 가끔 모래 같은 흙도 씹히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아이는 한 번도 짜증을 내지 않았다.

그 학생은 머리카락이 보이면 조심스레 걷어냈고,
모래가 씹히면 조용히 뱉어낼 뿐이었다.
모르고 씹어 넘겼을 때도 있는지 한동안 목이 메기도 했다.

이런 일이 매일 반복되자,
같은 반 친구들은 그 아이를 안쓰럽게 여기며
위생에 철저하지 못한 학생의 엄마를 뒤에서 흉보기도 했다.
계모일지도 모른다는 소문까지 돌았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그중 아이와 가장 친했던 친구가 한 명 있었다.
하지만 그 친구조차 아이의 집안 사정을 모르긴 마찬가지였다.
통 집에 관해 말하지 않는 친구에게
사정이 있겠지 싶어 더는 묻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러다 졸업을 앞두고 두 친구가 헤어져야 할 상황이 되자
아이는 친구를 집으로 초대했다.
친구는 그제야 의문이 풀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아이의 뒤를 따라갔다.
언덕길을 한참 오르자 벽이 허물어지고,
금이 간 허술한 집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큰 소리로
"어머니, 친구랑 함께 왔어요!"라고 외쳤다.

그러자 어두운 방에서 친구의 엄마가 더듬거리면서 나왔다.

"네 얘기 참 많이 들었다. 정말 고맙구나!"

아이의 어머니는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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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창피할 때가 있었나요?
너무 나이가 많으셔서?
행색이 초라해서?
몸이 불편하셔서?

그래도 살면서 재미있는 일도 겪고,
웃을 일도 많고, 친구도 있고, 희망도 품고 살아갑니다.

그건 당신의 어머니가 열 달 동안 힘들게 당신을 품고
견딜 수 없는 고통과 마주하면서 당신을 낳았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세상의 부모는 그렇게 똑같이 위대합니다.


# 오늘의 명언
장애가 있고 가난하게 태어난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열심히 살지 않는 것이 진짜 부끄러운 것이다.
- 두 다리가 없이 태어난 장애인의 한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