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 진 ♡/세계여행가이드

여행

거울속의 내모습 2015. 6. 5. 23:40

싱가포르로 여행을 떠나야 하는 이유를 딱 하나만 꼽으라면 주저 없이 '미식'이라고 답하겠다. 다인종 다국적 문화가 만든 풍성한 음식, 세대를 아우르는 노포부터 미슐랭 스타 셰프 레스토랑까지 폭넓은 음식 문화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한 4박 5일 간의 여행길에 스타 셰프 레이먼 킴이 동행했다.

↑ 싱가포르

↑ 싱가폴 음식

SINGAPORE DINING NOW

↑ 싱가포르 전통가옥

 

오차드 로드 근처 에메랄드 힐에서 발견한 싱가포르의 전통 가옥 '숍하우스'.

 

 

↑ 켈루악

페라나칸 퀴진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인 부아 켈루악.

↑ 싱가포르 거리

알록달록한 숍하우스 곳곳에 레스토랑과 카페가 들어서 있다.

↑ 싱가포르 맛도락 1번지

싱가포르의 맛도락 1번지, 호커 센터.

↑ 중국음식

싱가포르 인구의 70퍼센트 이상이 중국인이다. 고로 맛있는 중국 음식을 즐길 수 있다.

↑ 리틀 인디아

화려한 남인도의 사원을 만날 수 있는 리틀 인디아.

↑ 신포포 브랜드

1960~70년대 싱가포르를 느껴볼 수 있는 레트로풍의 카페, 신포포 브랜드.

↑ 싱가포르 맛집

플라스틱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는 허름한 노포들 중 훌륭한 맛집이 많다.

↑ 마리나 베이

마리나 베이 주변에 늘어서 있는 초호화 마천루.


싱가포르로 향하는 SQ 602편. 비행기가 이륙하고 30분쯤 지나자 기내식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가슴이 뛰었다. 기내식은 여행의 서막을 알리는 첫 끼니이자 그 나라의 문화를 먼저 혀끝으로 느껴볼 수 있는 기회다. 싱가포르항공의 기내식은 세계적인 항공사 평가 단체나 미디어들로부터 아시아 지역 최고라는 타이틀을 여러 번 달았다.

최근엔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을 대상으로 원하는 메뉴를 미리 주문할 수 있는 '북더쿡Book The Cook 서비스'를 선보였다. 일반석 승객이라고 마냥 섭섭해할 필요는 없다. 이코노미 클래스 또한 개인의 입맛과 섭생에 맞춘 기내식을 맛볼 수 있으니까. 바로 '특별 기내식'이다. 건강이나 종교적 이유로 정규 기내식을 먹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것으로 출발 24~48시간 전까지 사전 주문하면 된다.

비행 중 소화가 잘되지 않는 탓에 채식이나 계절과일식, 저열량식 등을 종종 신청한다. 이번에도 특별 기내식을 주문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접속했는데, 깜짝 놀랐다. 유대교식, 회교도식, 동서양과 인도식 채식 메뉴에 온갖 건강식까지 무려 25가지나 됐다. 모든 서비스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을 뽐내는 국내 항공사와 비교해봐도 7~8가지는 많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미식의 나라라더니, 기내식부터 남다르다.

싱가포르를 여행할 때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은 단연 '미식'이다. 처음엔 말레이 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고작 서울만 한 덩치의 작은 섬나라가 어떻게 미식으로 세계에 이름을 날릴 수 있을까 의아했다. 싱가포르의 역사를 더듬어보면 사뭇 이해가 간다. 싱가포르는 3세기경 중국 문헌에 처음 등장한다. '반도 끝에 있는 섬'을 뜻하는 중국어 '푸루오충Pu-luo-chung'으로 기록됐다.

원주민은 말레이족이다. 자바어로 '바다 마을'이란 뜻의 '테마섹Temasek', 산스크리트어로 '사자의 도시'라는 '싱가푸라Singapura를 거쳐 지금의 싱가포르가 세워진 것은 19세기. 당시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떠오르는 교역소였다. 여러 해로가 자연적으로 만나는 곳에 자리해 중국, 인도, 아랍, 유럽의 선박들이 싱가포르를 오고 갔다. 영국은 싱가포르가 전략적 요충지로서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음을 파악하고 부총독이었던 래플스 경을 급파, 싱가포르를 식민지로 삼았다. 이때부터 싱가포르는 동서 무역의 중심지로 자리잡게 된다. 자유 무역 정책을 통해 아시아는 물론 미국, 중동의 상인들까지 불러들였고 수많은 중국인, 인도인, 말레이인들이 기회의 땅인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그러다보니 싱가포르에 다채로운 문화가 피어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음식 문화. 싱가포르에서 '로컬 음식'은 그 범위가 매우 넓다. 원주민인 말레이계, 어느덧 인구의 74.2퍼센트를 차지한 중국계, 두 민족이 섞인 페라나칸Peranakan, 세 번째 규모에 이르는 인도계까지 모두 싱가포르의 로컬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유럽, 북미, 호주 등에서 온 외국인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대부분 굴지의 글로벌 기업에서 활동하는 이들로 세계적인 셰프들을 불러들이며 싱가포르를 고급 미식의 격전지로 거듭나게 했다.

이번 싱가포르 여행은 서울과 부산, 방송가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동 중인 스타 셰프 레이먼 킴과 함께 떠났다. 그는 싱가포르의 셰프들을 만나 함께 시장을 찾고 싱가포리언 요리도 배웠다. 또 오랜 사랑을 받은 로컬 식당부터 미슐랭 스타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까지 싱가포르를 구석구석 맛봤다. 레이먼 킴과 함께 한 4박 5일 간의 여정을 통해 싱가포르 다이닝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엿볼 수 있다.

서다희, 이경진
포토그래퍼전재호, 정택
취재 협조싱가포르관광청
www.yoursingapore.com싱가포르항공www.singaporeair.com하나투어www.hanatour.com

↑ 레이먼 킴

테카 마켓에서 함께 장을 보고 있는 저스틴과 레이먼 킴.

↑ 리슬링 와인

저스틴의 이름을 단 슐로스 폴라스의 리슬링 와인.

↑ 저스틴의 요리

저스틴이 요리한 칠리 크래브. 정갈하고 세련된 플레이팅이 돋보인다.

↑ 로티프라타

테카 마켓에서 맛본 로티 프라타.

↑ 각국에서 공수한 채소

인도, 말레이시아, 타이, 중국 등에서 공수한 갖가지 싱싱한 채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