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 진 ♡/세계여행가이드

하와이 오아후의 서핑 핫스폿

거울속의 내모습 2015. 6. 5. 19:06

이른 아침 조깅을 하듯 서핑을 하는 것이 하루 일과 중 하나인 사람들. 오아후의 로컬 서퍼들이 찾는 곳은 따로 있었다.

↑ 서핑

↑ 하와이

"하와이, 하와이로 곧장 떠나고 싶어? 곧장 하와이로 말이야. 아니면 나를 따라올래? 호놀룰루, 와이키키로. 무릎까지 오는 풀잎 치마를 입은 예쁜 여자들에 대해 들었어. 내 모든 삶을 담고 싶은 그 섬의 이름은 하와이야." 3년 전 하와이를 처음 찾은 이후로 쭉, 나의 휴대전화 통화 연결음은 비치 보이스의 '하와이'다. 하와이에 대한 로망을 품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서핑' 때문이었다. 동네 체육관에서 수영 레슨을 갓 시작했던 열 살 즈음에 서핑을 알게 됐다. 위로 네 살 터울의 오빠를 둔 탓에 음악 취향이 다소 성숙했더랬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오빠는 비틀스와 함께 1960년대 음악사를 뒤흔든 비치 보이스의 음악을 즐겨 들었다. 그때 매일같이 흥얼 거리던 노래가 '서핑 USA'. 비치 보이스의 앨범 재킷은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그중 오빠가 가진 것은 노란색 널빤지 위에 올라선 한 남자가 굽이 치는 거대한 파도 아래 미끄러져 내려오는 사진이었다. 비치 보이스가 선보인 서프 뮤직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처음 서핑에 도전했던 발리에서 만난 독일 청년 또한 비치 보이스의 음악을 들으며 서핑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했다. 그는 호주 퀸즐랜드 주의 서퍼스 파라다이스 해변에서 서핑을 해본 적 있다며 우쭐댔다. '그럼 뭘 해? 다시 입문자 코스 들을 거면서.' 우리는 쿠타 해변에 위치한 서핑 스쿨에서 함께 강습을 받았다. 기본 동작을 배우고 바다에 들어갔다. "구호에 맞춰 3단계 동작을 하면 돼요. 하나, 둘, 셋!" 키 190센티미터 덩치의 독일 청년은 몸을 반쯤 일으키다 말고 바닷속으로 고꾸라졌지만 나는 단번에 일어서서 해안가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세상에! 처음엔 어안이 벙벙했으나 네 차례 연속으로 일어서게 되자 짜릿한 희열을 느꼈다. 서핑은 신장 160센티미터가 채 못 되는 단신이 빛을 발하는 은혜로운 스포츠였던 것이다. 서핑에 입문한 이라면 누구나 찾고 싶어 하는 하와이. 하와이는 서핑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다. 서핑은 선사시대부터 태평양의 폴리네시아인들이 즐겨온 전통 놀이로 추정된다. 최초의 기록은 1778년 하와이를 발견한 쿡 선장 일행이 오아후에서 파도타기를 즐기는 원주민을 목격한 것. 서핑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20세기다. 1920년대 하와이 출신의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파오아 듀크 카하나모쿠Paoa Duke Kahanamoku가 와이키키에서 처음으로 서핑 클럽을 열면서부터다. 근대 서핑의 창시자로 불리는 카하나모쿠의 동상을 와이키키 해변에서 만날 수 있다.

↑ 서퍼

하와이에서 서핑이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언제 어디서든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천혜의 환경을 지녔기 때문이다. 핑계긴 하지만, 국내에서 서핑을 즐기려면 얼마나 큰 수고가 필요한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서핑 스폿은 강원도 양양으로, 도로 상황이 좋을 경우 약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부산 혹은 제주까지 가야 한다. 가까운 양양은 가을이나 겨울에 파도가 좋은데 물이 너무 차다. "그래서 하와이에서 살게 됐어요. 미국 북동부 로드아일랜드 출신이거든요. 뉴욕에서 북쪽으로 3시간 거리로 거칠고 차가운 대서양에 면해 있는 곳이죠. 2~13미터의 근사한 파도가 치지만 섭씨 4.5도밖에 안 돼요." 한스 히데만 서프 스쿨의 매니저인 바비가 말했다. 그는 서핑의 매력에 푹 빠져 하던 일을 관두고 10년 전 하와이로 이주했다. 그는 노스 쇼어의 터틀 베이 리조트에 위치한 서핑 스쿨을 관리하며 서핑 강사로도 일한다. 바비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파도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서핑을 즐겼다. 가장 이색적이었던 곳은 알래스카. "모험이었어요. 알래스카 남동부의 항구도시인 야쿠타트Yakutat라는 곳인데, 관문인 앵커리지에서 비행기를 타고 1시간쯤 가야 해요. 재미있는 것은 앵커리지의 바다가 로드아일랜드보다 더 따뜻했단 거예요. 놀랍죠?" 연평균 기온 21~29도, 수온의 경우 22~28도를 유지하는 하와이는 서핑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가졌다. 특히 오아후는 섬 전체에 걸쳐 각기 다른 수준의 서퍼들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파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동서남북 해안에서 모두 서핑을 할 수 있어요. 노스 쇼어는 세계적인 서퍼들이 찾는 전설적인 서핑 스폿들이 몰려 있고 사우스 쇼어는 서핑이 태동한 와이키키를 비롯해 초급자들이 서핑을 배우기에 좋아요. 또 동쪽 해안과 서쪽 해안은 큰 파도부터 작은 파도, 부드러운 파도까지 고루 갖추고 있어요. 서핑 스폿이 적은 만큼 찾아드는 사람도 적어 여유로운 서핑을 만끽할 수 있고요." 그가 즐겨 찾는 곳은 노스 쇼어, 그중에서도 선셋 비치Sunset Beach다. 근처의 에후카이 비치Ehukai Beach와 함께 서핑 성지로 불리는 해변으로 프로급 서퍼들이 찾는다. 에후카이 비치가 크고 높은 파도로 명성이 높다면 선셋 비치는 탈 만한 파도가 자주 치는 것이 강점이다. "하와이에서 서핑은 일상이에요. 다른 사람들이 하루 일과를 시작하거나 마치기 전 조깅이나 요가를 하듯 우린 서핑을 하죠. 서핑이 매력적인 이유는 매 순간이 특별하기 때문이에요. 같은 시각, 같은 해변을 찾는다고 해도 바다는 늘 달라요. 변화무쌍하죠. 매일같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으니, 가슴이 설레요." 바비는 호놀룰루의 로컬 서퍼들이 추천하는 서핑 아지트를 알려줬다. 일반 서핑과 함께 최근 몇 년간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탠드업 패들Stand Up Paddle(줄여서 SUP, 서프보드 위에 서서 노를 저어가며 보딩을 즐기는 것)과 서프 요가SUP Yoga(서프보드 위에서 요가를 하는 것)를 체험할 수 있는 곳 또한 포함했다.

↑ 에후카이 비치

↑ 파이프라인 모양의 파도

이게 바로 에후카이 비치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파이프라인 모양의 파도다.

↑ 할레이바 타운의 이정표

할레이바 타운의 이정표. 서퍼들의 아지트로 불릴 만하다.

↑ 서프 스쿨

노스 쇼어의 터틀 베이 리조트 내에 위치한 한스 히데만 서프 스쿨.

↑ 선셋 비치

여름엔 초보 서퍼에게, 겨울엔 프로 서퍼에게 인기가 좋은 선셋 비치.

노스 쇼어 North Shore

오아후 북서쪽 끝의 카에나 포인트Kaena Point에서부터 북동쪽 카후쿠Kahuku에 이르는 해안 지역이다. 노스 쇼어에 입성하는 것이야말로 서퍼들의 꿈일 것이다. 겨울이면 반스, 빌라봉, 퀵실버, 리프, 록시 등 서핑 브랜드들이 주관하는 세계적인 대회들이 이곳에서 열린다.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곳은 에후카이 비치. 오아후 섬에서 가장 위협적인, 크고 기다란 파이프라인 모양의 파도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과거 한 사진가가 엄청난 크기의 파도에 놀라 일본어로 '만세'를 뜻하는 '반자이'를 외치며 사진을 찍었단다. 그 이후 '반자이 파이프라인 비치Banzai Pipeline Beach'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본격적인 서핑 시즌인 12월부터 2월 사이에는 6~9미터 높이의 거대한 파도가 몰아친다. 프로 수준의 서퍼 외에는 수영하는 것도 금물이다. 에후카이 비치에서 북쪽으로 2, 3분만 달리면 또 다른 명소인 선셋 비치가 나온다. 역시 크고 빠르고 강한 파도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서퍼들에겐 스릴 넘치는 모험이 펼쳐지는 곳이지만 연인들에겐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낭만적인 해변이기도 하다. 두 해변 모두 해안가에 암초가 있으므로 서핑을 할 때 주의해야 한다. 서핑을 실컷 즐겼다면 서퍼들의 아지트로 불리는 할레이바 타운Haleiwa Town도 꼭 들러볼 것. 노스 쇼어의 명물인 지오반니 새우 트럭, 소문난 셰이브 아이스 숍을 비롯해 레스토랑과 카페, 바 등이 늘어서 있다.

LEVEL

여름엔 바다가 놀랄 만큼 잔잔해 서핑 입문자에게도 알맞다. 겨울엔 상급자만 도전할 것.


LOCATION

에후카이 비치 59-337 Ke Nui Rd., Haleiwa, HI 96712 선셋 비치 59-104 Kamehameha Hwy., Haleiwa HI, 96712


HOW TO GO

와이키키에서 에후카이 비치까지 오아후 섬 중앙을 가로지르는 H1, H201, HI99, HI83 도로 이용, 약 1시간 10분 소요.

반스 트리플 크라운 서핑 대회

노스 쇼어에서 열리는 가장 유명한 경기인 반스 트리플 크라운 서핑 대회Vans Triple Crown of Surfing를 관람해보자. 할레이바 알리이 비치Haleiwa Alii Beach, 선셋 비치, 반자이 파이프라인 비치에서 차례로 펼쳐지며 세계적인 서퍼들의 진기명기를 볼 수 있다. 매년 11월에 개최되며 올해는 11월 12일부터 12월 30일까지 열린다.


WEB

↑ 다이아몬드 헤드 해변 공원

바람이 많이 불어 언제든 서핑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여름에 큰 파도가 친다.

다이아몬드 헤드 해변 공원 Diamond Head Beach Park

로컬들이 자신들만의 서핑 스폿으로 간직하고 싶어 하는 곳이다. 와이키키에서 차를 타고 동쪽으로 10분만 달리면 다이아몬드 헤드 해변 공원에 닿는다. 도심과 가까운 데다 제2의 노스 쇼어로 불릴 만큼 바람과 파도의 조건이 훌륭하다. 다이아몬드 헤드 해변 공원은 절벽 아래 숨어 있다. 그래서 커다란 서프보드를 들고 절벽을 오르내리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멋진 전망대와도 같은 주차장에서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거친 파도 결을 보고 나면 단숨에 뛰어들고 싶은 욕망이 인다. 해변은 넓지 않지만 길게 뻗어 있으며 양 끝 쪽으로 향할수록 더욱 근사한 파도를 만날 수 있다.

LEVEL

모든 레벨, 초·중급 서퍼는 9~3월 추천.


LOCATION

3340 Diamond Head Rd., Honolulu, HI 96815


HOW TO GO

와이키키에서 칼라카우에 애비뉴Kalakaua Ave. 동쪽으로 달리다 다이아몬드 헤드 로드Diamond Head Rd.로 진입. 7~10분 소요.

↑ 샌디 비치

↑ 샌디 비치

↑ 샌디 비치

가족, 10~20대가 즐겨 찾는 샌디 비치. 보디 보드 서퍼들이 파도 위에서 스릴 넘치는 묘기를 부린다.

샌디 비치 Sandy Beach

코코헤드 공원에 위치한 해변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유소년 시절 즐겨 찾았다고 알려져 있다. 오바마가 그랬듯, 샌디 비치는 젊은 청춘들로 가득한 로컬 비치다. 차량 혹은 텐트에서 틀어놓은 힙합 음악이 울려 퍼지고 방과 후 찾은 듯한 학생들이 무리를 지어 웃고 떠든다. 서프보드보다 작고 가벼운 보디 보드로 서핑을 즐기는 이들이 많은데 해안가에서 가까이 부서지는 빠르고 거센 파도가 보디 보드 서핑을 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서퍼들은 보디 보더의 인파를 피해 더욱 깊숙이 들어가 파도를 즐긴다.

LEVEL

중급 중에서도 수준급의 서퍼부터 도전.


LOCATION

8801 Kalanianaole Hwy., Honolulu, HI 96825


HOW TO GO

와이키키에서 동쪽으로 칼라니아나올레 고속도로Kalanianaole Hwy.를 타고 쭉 달린다. 하나우미 베이를 지나 곧 도착한다. 총 30여 분 소요.

한스 히데만 서프 스쿨

전설적인 프로 서퍼였던 한스 히데만이 운영하는 서핑 스쿨로 와이키키의 파크 쇼어 호텔Park Shore Hotel과 노스 쇼어의 터틀 베이 리조트Turtle Bay Resort에 자리하고 있다. 가장 수준 높은 강사진을 자랑한다. 그룹 레슨 75달러부터. 서프보드 렌털은 1시간에 15달러, 4시간에 40달러.


WEB

↑ 알라모아나 해변 공원

↑ 알라모아나 해변 공원

↑ 알라모아나 해변 공원

알라모아나 해변 공원은 길다. 여러 곳의 서핑 스폿이 있는데 그중 봄버라스Bomburas, 테니스 코트 앞에 실력 좋은 서퍼들이 모인다.

알라모아나 해변 공원 Ala Moana Beach Park

알라모아나 해변 공원은 호놀룰루 로컬들의 여가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서핑을 비롯해 비치 요가, 스탠드업 패들, 스쿠버 다이빙, 카누 타기 등 다양한 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을 볼 수 있다. 알라모아나 해변 공원의 규모는 꽤 크다. 76에이커, 약 30만 7561제곱미터에 달한다. 그중 서퍼들의 아지트는 공원의 양 끝 쪽. 특히 알라모아나 해변 옆에 조성된 인공 섬인 매직 아일랜드 너머로 향한다. 알라모아나 해변을 따라 펼쳐진 1.6킬로미터 길이의 암초가 다양한 크기의 파도를 만들어낸다. 여름의 파도가 더욱 좋으며 이른 아침과 저녁 무렵에 더 많은 서퍼들이 몰려든다. 라군 안에서는 스탠드업 패들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LEVEL

초급부터 가능.


LOCATION

1201 Ala Moana Blvd, Honolulu, HI 96814


HOW TO GO

와이키키의 서쪽으로 향한다. 알라 와이 운하 옆 알라 와이 애비뉴Ala Wai Ave.를 따라 달리다 하와이 컨벤션 센터를 지나 카피올라니 대로Kapiolani Blvd를 경유, 알라모아나 대로Ala Mona Blvd에 집입해 1분 거리. 총 10~15분 소요.

↑ 듀크 카하나모쿠 비치 & 라군

와이키키 비치 액티비티의 서프 요가 수업이 진행되는 힐튼 하와이안 빌리지 앞 라군. 이곳의 해변은 2014년 미국 최고의 해변으로 선정됐다.

듀크 카하나모쿠 비치 & 라군 Duke Kahanamoku Beach & Lagoon

최근 하와이에서는 서프보드 위에서 요가를 하는 서프 요가가 인기다. 서프 요가는 스탠드업 패들 요가Stand Up Paddle Yoga의 줄임말. 서프 요가를 하기 위해선 서프보드 외에도 이를 떠내려가지 않도록 고정시켜주는 추, 패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서프 요가 강습을 통해 방법을 익힐 수 있다. 서프 요가를 즐기는 이들이 추천하는 곳은 힐튼 하와이안 빌리지 앞에 위치한 듀크 카하나모쿠 비치 & 라군. 기본 동작은 물론 애크러배틱에 가까운 고난도 동작을 하는 숙련자들도 볼 수 있다.

LEVEL

기본 요가 실력으로 가능.


LOCATION

2005 Kalia Rd., Honolulu, HI 96815


HOW TO GO

알라모아나 지역 직전에 위치해 있다. 알라 와이 애비뉴를 달리다 알라모아나 대로로 진입, 카하나모쿠 거리Kahanamoku St.를 따라 쭉 내려간다. 약 10분 소요.

와이키키 비치 액티비티

힐튼 하와이안 빌리지에 위치한 액티비티 센터다. 와이키키 비치 액티비티는 서프 요가 강습을 진행한다. 와이키키 해변보다 인파가 적고 물살이 잔잔해 동작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스탠드업 패들을 병행해 운동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1시간 30분간의 단체 강습 55달러부터.

WEB

<2015년 5월호>

에디터

서다희

포토그래퍼

백지현

취재 협조

하와이관광청www.gohawaii.com/kr하와이안항공www.hawaiiaairlin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