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여행- 이집트
이집트 사막 위의 거대한 피라미드.
꿈에 그리던 이집트였다. 영화 '미이라'에서 보았던 그 비현실적인 이집트 문명, 그것은 현대인들에게 분명 매력적인 대상이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거대한 신전들, 파라오의 저주나 투탕카멘이나 람세스 같은 유명한 파라오의 이름들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
사실 2011년 '아랍의 봄'이라고 일컫는 민중 혁명이 일어난 이후 이어진 소요사태와 테러로 자연스럽게 일반 여행자들의 여행이 끊긴 상태다. 6년 동안 비수기였다는 이집트에서 나는 거의 모든 신전 및 여행지를 혼자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고대 이집트의 역사는 짧게 잡아도 3,000여 년, 길게 잡으면 7,000~8,000여 년에 이를 정도라고 한다. 스핑크스가 있는 기자 피라미드는 카이로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가이드 모마에 따르면 고대 이집트인들은 피라미드를 '메르'라고 불렀는데, 이 단어는 ‘올라간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파라오들은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해 이 거대한 돌산을 쌓으려고 했던 것일까.
쿠푸 왕의 피라미드부터 카프라 왕, 멘카우라 왕의 피라미드 등, 크고 정교한 건물들이 말 그대로 반만 년이 지난 21세기 현재까지도 큰 손상 없는 모습으로 버티고 있다. 가이드 모마에 따르면 비록 지금은 표면이 울퉁불퉁한 석회암 블록이지만, 이들 기자 피라미드에는 석회암으로 된 얇은 패널이 덮여있었다 한다.
기자 지구 피라미드를 구경 나온 관광객들.
피라미드를 지키는 스핑크스.
기자 지구의 피라미드를 지키는 스핑크스는 길이 57m, 높이 20m의 대단한 덩치를 자랑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영화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다소 애처로운 모습이 됐다. 일반적인 생각과 다르게 피라미드 내부엔 벽화는 물론이고 어떠한 기록도 남겨져 있지 않다. 거대한 피라미드를 이처럼 정교하게 짓는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그들은 전혀 다른 각도의 철학과 기술을 보유했으리라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사자의 서.
영화에서 많이 본 장면이 그려진 사자의 서는 신왕조시대 이후, 미라와 함께 묻은 지하세계의 안내서라고 할 수 있는 두루마리이다. 양심을 상징하는 죽은 이의 심장무게를 저울에 다는데, 깃털보다 심장이 무거운 사람은 죄가 많은 것으로 판단되어 '아뮤트 신(악어의 머리에 사자의 갈기와 하마의 다리를 한 신)'에게 심장을 먹히나, 착한 사람은 '오시리스 신(사자의 신)'의 왕국에 들어가 영원한 삶을 살게 된다고 한다.
미이라
그들은 사람의 영혼이 바(Ba)와 카(Ka)로 나뉜다고 믿었다. 영혼불멸사상에 따라 시신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어 이를 보존하는 것이 고인의 내세를 위해 중요한 일이라 여겼다고 한다. 육신과 혼이 모두 온전하게 유지되어야 사후 세계에서도 부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부심벨
아부심벨.
첫 번째 비행기를 놓치고 두 번째 비행기를 탔다. 밤 늦게 아스완에 도착하여 새벽 3시에 아부심벨로 떠났다. 아부심벨은 이집트 19왕종의 파라오였던 람세스 2세가 만든 신전이다. 정면에 보이는 4개의 좌상은 모두 람세스 2세 자신의 모습을 의미하는 것으로 각각 상이집트(Upper Egypt)와 하이집트(Lower Egypt)를 상징하는 의상이 조각되어 있다. 보고만 있어도 압도되는 느낌이다. 1963년 아스완 댐을 건설하면서 수몰될 위기에 처하자 유럽 각국의 기술자들이 아부심벨 신전을 천개 이상으로 조각내어 하나씩 지금의 위치로 이동시켰다고 하는데 신전을 만든 사람도 대단하지만 이동시킨 그들도 대단하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고고학 유적인 룩소르는 신왕국시대 이집트에서 가장 번성한 도시다. 파라오들이 일상 생활을 하였던 유서 깊은 도시이기도 하다. 메디넷 하부는 ‘람세스 3세의 장례 신전’이다.
왕들의 계곡은 투탕카멘의 묘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수많은 무덤과 그 무덤의 주인공을 위한 신전들, 그리고 그 무덤을 짓고 신전을 관리하는 이들을 위한 거주지 등 ‘죽음’과 관련된 유적지들이 이곳에 자리잡고 있다.
나일강과 청년.
이집트 여행 기간 내내 보물들을 하나씩 열어보는 느낌이랄까. 고대 이집트인들의 놀라운 발상과 기술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이렇게 엄청난 기술을 가졌던 이집트인들의 후손들이 사기꾼이라는 오명을 쓰고 살아가고 있으니 선조들이 보면 놀랠 노자가 아닐 수 없겠다. 그리고 '인디아나 존스'나 '미이라', 최근에는 '이집트의 왕' 같은 헐리우드 영화들이 이집트의 역사와 유적을 단순히 보물찾기 정도로 오해하게 만들었다는 게 아쉽다. 이집트 여행은 아주 오래된 것들과 새로운 것들, 즉 신구가 함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맥도날드에서 최신형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을 들여다보며 바라보는 룩소르 신전은 신기함을 넘어 감동을 준다.
이집트 방문을 위해서는 딱 한 가지는 잊지 않으면 될 것 같다. 이집트 현지인들의 끈질긴 호객 행위에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이를 재미있는 협상과정으로 느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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