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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불과 1미터 .&2.엄마의 손

거울속의 내모습 2016. 11. 17. 20:45

  불과 1미터




한 젊은이가 경사가 급한 고갯길을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믐이고 밤안개가 자욱하여 사방이 칠흑처럼 어두웠습니다.
그런데 그만 발을 헛디뎌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젊은이는 다행히 주변의 바위를 붙잡아 버틸 수 있었습니다.

도와달라고 큰소리로 외쳤지만 늦은 밤이라 듣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젊은이는 바위에서 떨어지면 꼼짝없이 죽을 것 같아
불안에 떨며 밤새 애를 태웠습니다.

시간이 흘러 새벽이 되었습니다.
마침내 동편 하늘이 밝아졌고, 주위의 지형지물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럴 수가!"
바위에 매달린 젊은이가 아래를 보니
1미터 아래로 새로운 산골짜기 길이 있었던 것입니다.

불과 1미터 밖에 안되는 높이.
다리를 쭉 뻗으면 땅에 닿을 수 있는 높이였는데,
이를 몰랐기 때문에 밤새도록 바위에 매달려
죽을 고생을 하였던 것입니다.



누구나 어려운 일을 당하면
걱정과 초조, 두려움에 빠지게 됩니다.
근심은 더 큰 염려를 낳고, 두려움은 계속 커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두려움은 다리만 쭉 뻗으면 닿을
1미터밖에 안되는 높이일 수 있습니다.


# 오늘의 명언
두려움은 희망 없이 있을 수 없고, 희망은 두려움 없이 있을 수 없다.
- 바뤼흐 스피노자 -






 엄마의 손





어느 작은 마을에 엄마와 딸이 살고 있었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딸은 실업계 학교를 장학생으로 다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학교가 멀어 날마다 한 시간 이상 버스를 타고 통학했습니다.

어느 날, 딸은 버스 시간을 맞추느라 바쁘게 옷을 입고 나가려는데,
스타킹을 찾아보니 몇 개 안 되는 스타킹이 하나같이 구멍 나 있었습니다.
딸은 스타킹을 들고 다짜고짜 엄마를 다그쳤습니다.
"엄마, 이거 다 왜 이래?"
"저런, 내가 빨다가 그랬나 보다. 이놈의 손이 갈퀴 같아서... 이를 어쩌나."
"다시는 내 스타킹에 손대지 마. 이제부터 내가 빨 테니까."
엄마는 그 후론 딸의 스타킹에 정말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방학이 되어 딸이 집에 있을 때 동사무소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네? 우리 엄마 지문이 닳았다고요?"
엄마의 주민등록증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지문이 닳아서 등록이 잘 안 되니 잠시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딸은 잠시 멍하니 하늘을 바라봤습니다.
'왜, 스타킹을 못 쓰게 만들 정도로 거칠어진
엄마의 손을 한 번도 잡아드리지 못했을까?'

딸은 밭으로 엄마를 찾아갔습니다.
그늘 한 점 없는 뙤약볕, 기역으로 굽은 등...
평생을 그렇게 논매고 밭매며 억새처럼 살아온 엄마였습니다.
딸은 말없이 다가가 엄마를 끌어안았습니다.
그리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이고, 우리 딸이 웬일로 밭에 다 오고..."
영문도 모른 채 엄마는 딸을 감싸 안았습니다.
엄마의 손은 비록 땡볕에 그을리고 패이고 흙 묻은 손이었지만
그 손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손이었습니다.



주고 또 주어도 더 주지 못해 늘 안타까운 사람.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기 손이 다 닳아 없어져도 마다치 않을 사람.
고향 집의 아랫목처럼 언제나 그립고 따뜻한 사람.
듣기만 해도 먹먹해지는 이름, 그 이름은 '엄마'입니다.


# 오늘의 명언
엄마가 나의 엄마였다는 것은 내가 타고난 영광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엄마는 나에게나 남에게나
거짓말한 일 없고, 거만하거나 비겁하거나 몰인정한 적이 없었다.
내게 좋은 점이 있다면 엄마한테서 받은 것이요.
내가 많은 결점을 지닌 것은
엄마를 일찍 잃어버려 그 사랑 속에서
자라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 피천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