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 정상 부근에서 내려다본 모습. 붉은 벽돌로 지어진 벽화사와 기암괴석, 멀리 타이안시의 도심까지 보인다. 오랜시간 동안 영적인 존재로 중국대륙을 지켜온 태산이다. |
자신감이 강하기로 소문난 중국인들. 그러나 자존심 강한 그들도 산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경외를 마다하지 않는다. 깊고 광활한 산맥은 그들의 자긍심이며, 산을 굽이돌아 쉼 없이 이어진 협곡에는 대륙의 혼이 깃들어 있다. 그 산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유구한 역사와 자연이 빚어낸 이야기가 슬그머니 말을 건넸다.
[진행·협찬-트레블비즈]
33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문화의 도시 지난(济南)은 산둥 성의 성도로 지난국제공항이 자리하고 있다. 이번 팸투어의 목적지인 태항산과 태산을 함께 둘러보기에 위치적으로 가장 좋은 곳이기도 하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지난국제공항까지는 약 2시간 소요되며 항공편은 07:25(화, 토), 07:30(수, 일), 11:45(매일), 12:20(월, 금), 13:10(매일). 22:40(매일) 운항한다.
대륙의 혼이 깃들어있는 천하제일의 태산
중국 오악(五岳)중 동쪽에 있어 동악태산(東岳泰山)으로 불리는 태산(1545m)은 중국 산둥 성 중부 타이안(泰安)에 있다. 1987년 세계자연유산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태산은 황제와 하늘이 통하는 신성한 산인 동시에 중국문화의 보고로 진시황을 비롯해 공자, 이백, 두보 등 중국을 대표하는 명인들도 태산에 올라 시와 노래를 남겼다.
태산 아래에 위치한 대묘(岱廟)는 산을 오르기 전, 반드시 들러야 하는 장소다. 중국의 역대 황제들도 태산에 오르기 전에 이곳에서 먼저 봉선의식을 치렀다. 사진은 대묘에 있는 오악독종비로 태산이 오악 중에서도 가장 으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팸투어 일행은 케이블카를 타고 태산을 올랐다. 중천문에서 남천문까지 이어진 케이블카는 약 2km거리를 10분 정도에 걸쳐 운행된다. 케이블카 안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아찔하지만 그럼에도 태산의 장엄한 풍경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천가(天街)는 케이블카에서 내려 남천문을 지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곳으로 음식점과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밀집해있어 태산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장소다. ‘하늘의 길’이라는 이름처럼 해발 1500m 정도의 높은 곳에 길이 나 있어 하늘을 걷는 기분이 든다.
벽하사(碧霞祠)는 태산의 여신 벽하원군을 모신 사당으로 송나라 때인 1009년에 축조되었다. 예전부터 소진관, 벽하영궁이라고 불렸지만 1770년 중건된 후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날 태산 관리국에서 팸투어 일행을 위해 특별법회를 마련해 참가자들은 제단앞에 무릎을 꿇고 각자의 소원을 빌었다. 소원이 이루어지면 3년 안에 태산을 다시 방문해야 한다니 이곳에 다시 올 그날을 기다려 본다.
태산의 정상비는 산에서 가장 높은 옥황정(玉皇顶)에 있다. 이곳에 모셔진 옥황묘(옥황상제를 모신 자리)에서 소원을 비는 중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옥황상제는 도교에서 가장 높이 모시는 신이다. 정상비 주변은 소원을 빈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자물쇠가 잔뜩 걸려있어 보는 것만으로 무게감이 느껴진다.
중국인에게 영적인 의미가 있는 태산, 이산에서 나는 돌멩이도 덩달아 유명하다. 태산에서 난 돌을 회사나 공장 앞에 두면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 한다. 그래서 타이안에는 태산석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많다.
태항산대협곡 팔천협에서 에메랄드빛 물길을 거닐다
허난 성 안양(安阳)에 있는 중국문자박물관(中國文字博物館)은 총 35,000㎡의 부지에 5억 위안을 투자한 박물관으로 총 2기 공정 중 현재 1기 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중국 최초의 문자인 갑골문(甲骨文)과 이후 시대별로 변형·발전되어 온 중국 한자 유적 총 4천여 점이 전시돼 있다. 특히 거북 등껍질이나 짐승의 뼈를 이용한 갑골문과 금문(金文) 등 국보급 유적이 300여 점 전시되어 역사적으로 상징성이 높은 곳이다.
높이 208m의 절벽을 단번에 가로지르는 엘리베이터 천공지성(天空之城). 건물 내의 바닥 일부는 유리로 돼 있어 아래가 그대로 내려다 보이기 때문에 아찔한 스릴감을 준다. 절벽을 깎아지르는 엘리베이터를 타며 팔천협(八泉峽)의 웅장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팔천협의 절벽 사이에 난 거대한 호수. 여기에 트레킹을 시작하는 장소까지 운행되는 유람선 선착성이 조성돼 있다. 호수는 육안으로 보면 깊이를 가늠할 수 없지만, 수심 60m 정도로 깊다. 배를 타고 계곡으로 이어진 물길 따라 보이는 풍경마다 절경이다.
총 13km의 길이, 300여 개의 샘에서 흘러나와 형성된 에메랄드빛 협곡은,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옥색 물결로 가득한 협곡을 유람선을 타고 건너 총길이 3km에 달하는 케이블카를 이용해 능선 사이를 넘으며 대협곡의 웅장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팔천협 전경. 팔천협은 2014년부터 개발을 시작했기 때문에 태항산대 협곡의 다른 관광지보다는 덜 알려져 있다. 비록 짙은 안개가 협곡을 가려 아쉬웠지만 웅장한 풍광은 참가자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태항지존에서 맞이한 감동적인 일출
태항지존(太行至尊)이라 불리는 왕망령 일출을 보기 위해, 팸투어 일행은 새벽 3시에 기상해 숙소를 빠져나왔다. 모두들 몸을 떨며 걱정과 기대로 해가 뜨기만을 기다렸다. 다행히도 전날 내린 비 덕분에 산 넘어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선명히 볼 수 있었다.
왕망령풍경구의 유명 관광지 중 하나인 곤산괘벽공로(昆山挂壁公路). 산 윗마을 사람들이 아랫마을로 내려가는 지름길을 만들기 위해 정과 망치로 절벽에 구멍을 뚫어 길을 낸 것이다. 20여 년 동안 오직 사람의 힘으로만 만들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중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고 불리는 석애구(錫崖溝)를 배경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현지 대학생. 그 모습을 보며 '피아오량(漂亮, 아름답다)'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우니 밝은 미소로 화답해주었다. 왕망령에서부터 석애구, 천계산까지 이어지는 관광코스는 중국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다양한 지역에서 온 중국인들을 만날 수 있다.
하늘과 산의 경계라는 천계산(天界山)의 일곱 전망대 중 가장 아름답다는 7번 전망대. 이곳은 한국 관광객들이 매우 많아 등산복을 입은 한국인을 쉽게 볼 수 있다. 그 수가 얼마나 많은지 천계산 입구 카페에서 막걸리와 파전 등 다양한 한국 음식을 판매하며, 관광지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건물이 비빔밥과 닭백숙을 판매하는 한식당이다.
천계산 관광지 입구에서 내려다본 풍경. 산 밑에서부터 관광지 입구까지 사람들을 태우는 셔틀버스가 다닌다. 이곳을 지나는 도로가 매우 인상적인데, 오직 사람의 힘으로만 절벽에 터널을 뚫어 길을 만들었다.
천계산의 상인이 일행에게 살구를 건네고 있다. 한 봉지에 20개가량 들어있는 살구의 가격은 30위안(약 5,000원). 산 주변 마을에서 직접 채취한 특산품들은 맛이 좋고 가격도 저렴해 천계산 관광의 필수상품이다.
왕망령 일출을 배경으로 찍은 팸투어 일행들의 단체 사진. 각 매체, 여행작가, 여행사 등에서 온 40여 명의 참가자들은 4박 5일이라는 시간 동안 거대하고 웅장한 중국의 진수를 맛보았다.
조윤식 기자 / marchisiyun@emount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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