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꼬리를 물고 태어나는 것은?
'음… 아~ 소세지요!'
제법 통통한 초등학생의 대답에 모두 함께 웃게 되었다.
오이디푸스가 스핑크스의 문제를 푸는 장면을 얘기하면서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다.
19세기말부터 발달한 정신분석학은 현재 뇌 과학과 정신분석을 결합한 신경정신분석학이라는 조금 더 심도 있는 학문으로 연결된다.
사람에게 있는 무의식의 세계를 다루는 학문으로 사람은 2.5세가 지나야 사건을 기억하는 뇌가 발달하게 된다는데 그 이전의 것이나, 기억하는 뇌가 발달하고도 잊어버린 것들은 무의식 즉 의식 밖의 영역에 남아있고 그 내용을 자신이 영원히 알지 못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정신분석학의 초기에 나온 용어로 프로이드가 사용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서 오이디푸스는 퉁퉁 부르튼 발이란 의미의 사람 이름이다.
오이디푸스는 델피로 갈 때 지나치게 되는 고대에는 테베라 불렸던 씨바에서 태어났다. 라이오스 왕의 아들로 태어나 앞날을 알아보기 위해 신탁을 받게 되고 라이오스 왕은 아들이 끔직한 일을 하게 될 것이란 예언을 듣고 아들을 죽이기로 결심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탄생하게 된다. 무려 3대에 걸쳐 일어난 비극이니 비극의 결정판으로 볼 수 있다.
지금은 이 비극이 일어난 시작점으로 향하고 있다.
↑ 서양문명 고전기(BC5C)의 도자기에 적색기법으로 그려진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 (사진 : 위키피디아)
'여기는 어떤 느낌이 드세요?'
'공기 좋고 주변의 경치가 일품이네요. 수도사들이 수도정진하기에 좋았겠는데요?
와~ 이 소나무 좀 봐! 어른 둘이 둘러도 안 되겠다!'
그리스에서 유네스코에 비잔틴 건축물로 등재된 3개의 수도원 중 하나인 오시오스 루카스 수도원은 플라타너스 나무가 큰 그늘을 드리우며 마을사람들의 쉼터처럼 있는 카페를 지나 포도나무와 올리브 농장을 통과하고 산을 넘어 사방이 높은 산에 둘러싸여 바람소리만 들리는 곳에 있다.
성인 루카스 수도사는 10세기에 활동하셨던 분으로 이 곳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냈으며 그가 죽은 후에 비잔틴 황제 로마노스 2세의 후원으로 성인 루카스를 기념하여 증축된 수도원이다. 수도원의 주 교회는 조적술(돌을 쌓는 방법)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돌과 벽돌의 색감이 은은하게 풍기는 모습이 주변의 자연풍경과 잘 어울려 있는 곳이다. 주 교회에 남아있는 모자이크는 빛의 반사작용으로 신비로운 느낌을 주고 공간의 확대 감을 주는 비잔틴미술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루카스 수도사의 중요한 사역 중 하나는 병든 이들을 돌보는 것이었고, 그가 돌보고 기도하는 것으로 병이 낫게 되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그의 시신에는 병을 고치는 능력이 남아 있다고 시신까지 유출되었을까? 현재는 그의 손 일부분만이 돌아와 수도원내에 안치되어 있다.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욕망이 어느 정도 인지까지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에게 아픈 부위를 흙으로 빚어 봉헌했던 것처럼 성인 루카스의 전신상화 뒤에는 아픈 부위를 조그만 은판으로 만들어 봉헌한 것을 볼 수 있다.
건강을 되찾고 싶어서 성인 루카스에게 부탁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봉헌한 것들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의 고즈넉한 수도원과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한편으론 미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미안한 마음으로 방문하지 말라고 얼마 전부터 입장료를 받기 시작한다. 좋게 생각해야 되는 것이겠지 하면서도 씁쓸한 마음이 같이 든다.
↑ 오시오스 루카스 수도원의 주 교회
↑ 루카스의 전신상화 뒤에 병이 낫기를 소원하는 이들이 봉헌한 것
아레스(전쟁의 신)의 아들 데이모스(걱정의 신)를 빗댄 용어인 데이모스 법칙이 나올 정도로 사람들은 생각의 많은 부분을 과거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할애하는데, 대부분의 생각은 과거의 집착이고 10%만이 미래에 대한 걱정이라고 한다.
현대 학문에는 미래에 대한 예측과 미래상을 그려내기 위해 미래학이란 분야까지 나온다. 이렇듯 미래 예측은 정보 수집이 쉬워지고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서 과학적으로 발전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앞날에 대한 불안이나 기대로 여전히 점술이 성행하고 있기도 하고, 신앙이 있는 사람들은 신에게 맡기며 살아가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경우에도 개인 혹은 공적으로 앞날을 알기 원할 때 신탁 받기를 즐겼는데, 그리스에는 수많은 신이 존재하여 알지 못하는 신에게 드리는 제단까지 있었다. 수많은 신들 중에 아폴론이 예지를 주관하는 신으로 고대 도시 곳곳에 아폴론을 위한 신전이 존재했으니 고대 그리스인들도 역시 앞날에 대한 두려움은 컸었나 보다.
신탁을 행하는 곳이 여러 군데 있었지만 델피의 신통력이 탁월하여 널리 알려져 있었고 그래서인지 신화에는 유독 델피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다. 델피로 가는 길은 높은 돌산이 있어서 때론 낮은 구름으로 산의 정상이 가려져 있기도 하고 겨울철에는 산 정상이 눈으로 덮여있어 색다른 느낌의 풍경을 보여준다.
↑ 스파르타인의 방패에 그려진 데이모스
델피는 제우스가 땅의 중심을 알기 위해 독수리 두 마리를 땅의 양쪽 끝에서 날려 두 마리가 만난 곳을 땅의 중심이라고 여겼던 곳으로 '옴팔로스'라는 배꼽 돌이 있다. 신체의 중앙을 배꼽으로 보듯 땅의 중심이라고 배꼽 돌을 놓아두었던 것이다.
↑ 델피 박물관에 있는 옴팔로스
하지만 정작 땅의 중심이라 여긴 것은 신탁 때문이 아닐까?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던 사람들에게 앞날을 예견하는데 탁월한 신탁을 내렸던 델피였기에 고대에 중심이 되었던 도시국가와는 먼 곳에 그것도 험한 산 중턱에 위치한 곳에 찾아 들었을 것 같다.
로디니(장밋빛 바위)산과 플레부코스(불타는 바위)산이 병풍처럼 뒤에 버티고 있고 중턱에 아폴론 신전이 자리 잡고 앞이 트여 보는 이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한다.
-아래에서 올려다 본 델피 성역
시인 바이런도 그리스를 여행할 때 세계의 중심이라 하며 번성했던 델피에 기대를 갖고 방문했는데 그가 볼 수 있었던 것은 유적지에 생활 터전을 잡은 마을뿐이었다. 그것도 가난한 농부들이 자리 잡고 살고 있는 모습으로 델피의 성역이었다는 느낌마저도 없었을 듯하다. 수세기를 거쳐 봉헌했던 것들로 치장된 화려한 델피의 모습은 없었다. 델피에 있다가 옮겨진 것들을 보면 이스탄불의 히포드럼에 있는 뱀이 얽혀있는 청동기둥이나 베니스의 산 마르코 성당에 올려진 청동 말들이 있는데 델피를 화려하게 채웠던 수천 개의 봉헌물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기원후 385년 테오도시우스 황제에 의해 근근이 숨 쉬고 있던 델피의 신탁이 폐쇄되면서 몰락하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봉헌물도, 성역도 사라져간 것이다. 지금의 모습으로 살아나게 된 것은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인식한 고고학자들의 노력으로 비록 옛 모습을 찾을 순 없지만 예지의 신이었던 아폴론의 델피로서의 모습이 어렴풋이 살아나 고대 유적지로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세계 곳곳의 여행객들이 방문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얼마 전에 델피에 들어섰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무녀가 정결 의식을 가진 카스탈리아 샘 앞에서 양손을 들어 살짝 벌리고 마치 산의 정기를 받는 모습으로 눈 감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명상을 하면서 지친 마음의 휴식을 갖는 시간인 것 같기도 하고 신탁을 청하고 있는 모습이란 생각도 들었다. 신탁을 청하고 있다면 현대인들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알고 싶어했던 것과 차이가 있을까? 해 아래 새 것이 없다고 삶에 궁금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일거란 생각이 든다.
↑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은 여행자들이 델피를 찾게 하는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마치 신탁을 받으러 왔는가~? 하는 것처럼 신탁을 행할 때 무녀가 앉는 자리로 쓴 삼발 솥단지가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무당이 신들려 굿하는 것처럼 요란하지는 않았지만 피티아라 불린 무녀는 신경이 약간 마비된 상태에서 유황 성분의 연기 (혹은 환각을 일으키는 성분이 함유된 가스)까지 맡아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신탁을 행하였다고 한다.
절차를 거쳐 받아간 신탁을 해석하는 것은 신탁을 받아간 사람들의 몫으로 신탁을 바르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듯 아폴론 신전에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문구가 있었다.
↑ 무녀가 신탁을 행하기 위해 자리 잡고 앉았던 삼발 솥 단지
↑ 삼발 솥단지가 놓였던 자리의 기단으로 추정 (영화 '나의 로맨틱 가이드'에서는 이 기단을 중심으로 상담을 해 주는 모습이 있다. 마치 무녀가 신탁을 내려주는 듯이…)
고대 델피에는 넘쳐나는 봉헌물을 보관하기 위해 각 도시마다 보물창고 역할을 하는 건물을 지었기 때문에 이러한 건물들이 많았다.
↑ 아테네인들의 보물창고
시프노스인들의 보물창고에는 헤라클레스, 트로이, 거인족과의 전쟁을 주제로 건물 외부가 장식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헤라클레스를 묘사한 조각은 슬픈 내용이면서도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헤라클레스의 삶은 많은 시련으로 점철되어 있는데 어느 날 친구인 이피토스와 소도둑을 잡으러 갔다가 정신착란을 일으킨 헤라클레스는 친구를 죽이게 된다. 정신이 든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상태가 걱정되어 델피에서 신탁을 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무녀(피티아)가 신탁을 내려주지 않자 화가 난 헤라클레스는 무녀가 신탁을 행할 때 앉는 자리로 이용하는 삼발 솥단지를 뺏으려 한다. 신탁의 상징성이 있는 삼발 솥단지를 뺏기지 않으려고 아폴론이 '어이 형씨~ 그거는 여기 밥줄인데 가져가면 안 되지~!' 하며 붙잡고, 자기 동생의 일이라고 아르테미스가 도와주며, 아테나 여신이 중재하고 있는 모습이 사뭇 코믹하게 느껴진다. 인간과 신이 얽혀 한 편의 코미디를 연출하고 있어서 친근감을 더 하는데, 헤라클레스였으니 가능했겠지..
그 밑에는 우리가 잘 아는 트로이 전쟁을 주제로 트로이를 응원하는 신들과 그리스를 응원하는 신들이 대치되어 있고, 트로이군과 그리스군이 양쪽 진영으로 나누어져 대치하고 있다.
↑ 헤라클레스가 무녀의 자리를 뺏어가는 모습
히치하이커들이 차를 얻어 타기 위해 취하는 포즈는 다양하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으로 아름다운 아가씨가 맨 다리를 보여주는 방법이 있는데 2500년 전에 이미 니케 여신이 쓰던 방법이다. 그래서 아래 사진을 소개할 때는 '히치하이킹 하는 니케'라고 소개한다. 물론 농담이다. 니케 여신이 무엇인가를 왼발로 밟고 있었던 모습으로 신전의 지붕에 있던 조각인데 발 밑 부분이 없어져 마치 히치하이킹을 연상시켜 붙여놓은 별명이다.
↑ 승리의 여신 니케
자신들의 제품을 이용하여 운동하면 승리하게 된다는 의미로 승리의 여신 이름을 사용한 나이키 회사의 로고에 대한 얘기들이 참 많다.
-터키에서는 니케 여신상이 보이는 전체적인 흐름으로 나이키 회사의 로고를 만들었다고 해요.
-디자이너가 35불 받고 화가 나서 선을 하나 그었다는데요?
-난 150불 받은 줄 아는데
-아니에요.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니케 여신의 발 뒤꿈치에 있는 날개의 모양으로 만들었어요.
-에이~ 니케의 그리스어 NIKE에서 'N'의 소문자 'v'를 비스듬히 눕힌 거래요.
-아니지! 영어권 승리의 여신 빅토리아의 첫 글자를 비스듬히 눕힌 건데!.
어떻게든 자신들의 나라와 연결하고 싶어서 나오는 얘기다. 그러나 실제로 디자이너의 생각은 빠름을 상징하는 '휙~' 소리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 당시 노동자가 35불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투자되었고 150불 가치만큼의 주식 500주를 받았다. 그 주식은 현재까지 1주를 2주로 나누는 방법으로 4번의 분할이 있었고 지금의 가치로는 약 65만 불이다.
가끔은 진실이 아님에도 진실인 것처럼 잘 포장이 되고 사람들은 받아들인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만을 취하고 진실이 외면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나 역시도 이런 것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고대에 신탁을 받았을 때도 애매하게 내려진 신탁을 해석할 때 많은 우를 범했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알아야 바른 해석을 할 수 있다는 말이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은 것 같다.
↑ 미소를 짓고 있는 아폴론 상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많은 부분에서 상을 받았던 정수웅씨의 '미소의 원류를 찾아 실크로드를 가다'를 보면 석굴암 본존불에 보이는 미소가 그리스 아르카익 시대의 조각상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즉 신라에 영향을 준 것은 인도의 간다라 미술이고 인도에 영향을 준 것은 헬레니즘 문화였기에 미소의 원류는 그리스로 귀결되고 있다.
한 발을 약간 앞으로 내밀고 몸의 중심은 두 다리에 동일하게 두고 몸과 얼굴은 정면을 응시하며 미소를 띠고 팔은 옆에 가지런히 붙여져 있는 모습이 아르카익 시대 (BC8~5C) 조각상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도시국가 아르고스에서 봉헌한 쌍둥이 형제상의 얼굴도 미소를 띠고 있다.
↑ 아르고스에서 봉헌한 쌍둥이 형제
두 형제의 얼굴에는 미소가 있지만 형제의 사연은 간단하지 않다. 효자였던 형제가 어머니를 기쁘게 해 드리고, 어머니는 본인을 대신해 신께서 가장 좋은 것으로 두 아들에게 보답해 달라고 기원을 한다. 그 기원으로 인해 두 아들은 동시에 죽음을 맞이하여 신의 옆으로 가게 된다.
신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신과 같이 있게 하는 것으로 그 어머니의 기원을 신이 들어주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두 형제의 얼굴에 있는 미소는 신 곁에 있기에 기뻐서 미소를 짓는 것인지, 아르카익 시대의 조각상이어서 미소를 짓고 있는지 구분이 안 된다. 이 조각상을 보면서 현대를 사는 모든 신자(信者)들의 모습을 오버랩 하여 본다.
↑ 아테네인들의 보물창고 벽에 있는 아폴론을 찬양한 음악의 악보
이 술잔에는 고대 그리스 미술에서 추구한 비례, 대칭, 조화가 집약되어 있다.
접이식 의자에 앉아 헌주를 쏟고 있는 아폴론을 묘사한 단순한 그림에 아폴론의 특징, 그의 새 까마귀와의 이야기, 적색기법의 도자기가 발달하면서 추가된 흰색과 1.618의 황금 비율이 있다.
↑ 아폴론을 묘사한 킬릭스 (손잡이가 있는 술잔)
델피는 유적지가 아닌 일반인들이 집을 짓고 마을을 형성하고 있었다. 성역으로서의 모습으로 다시 복원하기로 결정하였을 때 그 곳에 있는 집들을 철거해야 했지만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진통 끝에 발굴작업이 시작되었는데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할머니의 집터에서 현재 델피 박물관에서 자랑하는 최고의 유물인 이니오호스 (전차를 모는 전사, BC474년 작품으로 추정) 청동상이 1896년에 발굴된다. BC373년 지진으로 땅에 묻혔던 것으로 추정을 하는데 집에 마지막까지 남아있고 싶었던 할머니가 뭔가를 알고 있었던 건가?
청동상으로는 드물게 오닉스(줄무늬가 있는 대리석)로 된 눈까지 남아있다. BC478 혹은 474년에 있었던 피티안 경기의 전차 경주에서 승리한 시실리의 군주 폴리잘로스에 의해 델피에 헌납된 것으로, 전차경기에서 승리하고 싶다는 마음가짐을 보여주듯이 머리를 묶은 끈과 옷이 날리지 않게 잡아매어 놓은 것, 미간에서 바로 내려간 코의 선, 인중의 좁은 간격, 굳게 다문 입술, 고삐를 잡은 팔에 보이는 힘줄과 핏줄의 표현, 다부지게 힘을 주고 서 있는 듯한 발의 모습 그리고 속눈썹까지 자세하게 표현되어있다.
↑ 이니오호스 청동상 (사진 : 위키피디아)
미래에 대한 궁금증으로 신탁을 받았던 고대 그리스인들의 모습이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있다.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이들은 델피의 아폴론에게 신탁을 받았던 것처럼 점쟁이를 찾아가 마음의 위안을 받는 방법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흔히 말하듯이 미래의 일을 이루어가는 것은 조절할 수 있는 현재의 삶을 어떻게 계획하고 실천해 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보면 데이모스 법칙에서의 과거에 대한 생각은 걱정이 아닌 자신의 역량을 판단하는 근거가 되어야겠고 그것에 맞춘 미래의 목표 설정이나 자기계발을 설계하며 현재를 꾸려나가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거기에 신자(信者)라면 자신의 노력에 플러스 알파 부분을 기원하고 기대해 보는 것이리라.
↑ 델피에서 메테오라로 가는 길에 있는 이오니아 해와 올리브 바다
글, 사진 : 유로자전거나라 배상환
글쓴이 배상환 가이드는..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기술자로 평범한 직장에 다녔다. 남다른 점이 있다면 그리스에서의 25년 삶 중에 20년간 그리스인들과 한솥밥을 먹으며 그들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삶을 가깝게 접하며 다양한 현장을 경험한 것이다. 그리스에서의 오랜 삶을 통해 체화된 그리스인 특유의 포근함과 다정함, 여유로움을 갖고 있다. 지금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그리스를 찾는 여행자들이 좋은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유로자전거나라 그리스 지점장이다.
제공 : 유로자전거나라
관련여행 : 유로자전거나라 델피와 메테오라 1박 2일 맞춤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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