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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정의 웰컴 투 뉴질랜드]

거울속의 내모습 2017. 1. 7. 22:12

  사랑받는 도시' 어원처럼 생동감으로 가득찬 오클랜드

 

창 밖에서 나는 웃음소리에 눈을 떴다. 햇살이 눈부시다. 어제처럼 아이들의 즐거운 목소리가 들린다. 퀸스타운을 떠나는 날 아침. 아쉬움을 가득 안고 부스럭거리며 짐을 정리한다. 다행히 오후 비행기라 오전이 여유롭다. 늦은 아침식사를 하며 창문을 넘어오는 햇살을 온몸으로 듬뿍 받아들인다. 이렇게 따스한 햇살과 여유로운 시간을 언제고 또 맞이할 수 있을까.

퀸스타운 공항은 도심에서 북동쪽으로 8㎞ 정도 떨어진 작은 공항이다. 다른 공항과 달리 붐비거나 산만함 없이 한가롭다.
호텔에 공항까지 셔틀버스를 부탁했다. 예약한 버스는 이미 여행객을 실은 채 도착했다. 그리고 또 다른 여행객을 태우기 위해 호텔 몇 군데를 더 거치고 나서야 공항으로 향한다. 퀸스타운 공항은 도심에서 북동쪽으로 8㎞ 정도 떨어진 작은 공항이다. 다른 공항과 달리 붐비거나 산만함 없이 한가롭다.
붐비지 않는 퀸스타운 공항에서는 체크인 카운터에서 조용히 공항 출국수속을 마칠 수 있다.
조용히 공항 출국수속을 마치고 게이트 앞에서 기다린다. 오클랜드로 향할 비행기가 도착했다. 퀸스타운을 방문하는 많은 관광객이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비행기에서 내린다. 그들도 많은 행복을 느끼며 여정을 보냈을 것이다. 떠나는 아쉬움이 누군가의 기대감으로 채워지며 퀸스타운은 변함없이 화창하다.

퀸스타운에서 한국으로 가는 직행 항공노선은 없다. 경유지를 선택해야 한다. 호주를 거쳐 가는 방법도 있지만 뉴질랜드의 관문인 오클랜드를 거쳐 되돌아가기로 했다. 덕분에 쇼핑이며 맛집, 예술과 문화, 아름다운 자연경관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활기 넘치는 도시를 방문할 수 있게 됐다.

퀸스타운을 방문하는 많은 관광객이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오클랜드는 인구 120여만명의 뉴질랜드 최대 도시로, 북섬 북단에 자리 잡고 있다. 오클랜드는 마오리어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다는 뜻이다. 예로부터 많은 부족이 탐내며 서로 정복하려던 지역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1840년부터 1865년까지 수도였고, 현재도 상공업 중심지다. 뉴질랜드 수도가 퀸스타운이 아닌 오클랜드라 착각하는 이유도 우리에게 더 익숙한 곳이 오클랜드이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최대 도시로, 북섬 북단에 자리 잡고 있는 오클랜드에서 열리는 예술축제를 알리는 안내표지판.
바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도심. 오클랜드 중심부(센트럴 오클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래서인지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산다. 덕분에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접할 수 있어 먹을거리 투어로도 매력적이다.

호텔 체크인을 하고 호텔 직원에게 꼭 방문해야 하는 곳이 어디냐고 조언을 구하니 오클랜드에서 반드시 해야 할 필수 체험들을 나열해 준다. 스카이타워 전망대에 오르기, 오클랜드에서 가장 높은 화산으로 형성된 언덕, 마운트이든에서 피크닉하기, 파노라마로 오클랜드의 아름다운 전경 감상하기 등. 그 가운데 항해의 도시(City of Sails)로 불리는 오클랜드이니만큼 요트 항해를 통해 바다 체험하기를 추천해 준다.

오클랜드의 랜드마크인 스카이타워 전망대.
시간 여유가 넉넉지 않아 오후와 저녁시간만으로 즐길 수 있었으며 좋겠다고 하니 박물관에서 마오리족과 태평양제도인들의 귀중한 문화유산 전시도 둘러보고 마오리 문화공연을 보라고 한다. 다양하고 복합적인 문화를 이해하기 바라는 마음인가 보다.

가장 매력적인 관광으로 하얀 백사장의 서해안과 검은 모래 해변이 장관을 이루는 동해안까지 요트의 도시라는 별명답게 요트로 주변의 섬을 경험하고 싶었지만 하루 머무는 나의 일정에는 빠듯할 것 같아 시내관광을 즐기기로 했다.

도심 중심가 퀸스트리트(Queen Street)에서 하이스트리트(High Street)와 챈서리(Chancery)까지 걸으며 다양한 상품점과 부티크 로드 숍을 들러 본다. 거리를 활보하니 퀸스타운과는 너무나도 다른 오클랜드 도시의 바쁜 일상이 다가온다.
도심 중심가 퀸스트리트(Queen Street)에서 하이스트리트(High Street)와 챈서리(Chancery)까지 걸으며 다양한 상품점과 부티크 로드 숍을 들려 본다. 거리를 활보하니 퀸스타운과는 너무나도 다른 오클랜드 도시의 바쁜 일상이 다가온다. 한 나라 아래의 같은 하늘이지만 오클랜드 하늘은 어둡다. 날씨가 좋지 않아 떨어지는 빗방울을 피하는 사람들에게 여유로움은 덜하다.

걷다 보니 멋진 카페와 레스토랑, 바 등이 보인다. 해안가에 늘어선 고급 레스토랑이 있는가 하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퀸스트리트의 식당들이 있다. 유명 요리사들이 솜씨를 다해 미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과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토속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을 굳이 찾지 않고도 발길이 이끄는 여러 장소에 매력적인 식당들이 눈에 띈다. 

한 나라 아래의 같은 하늘이지만 오클랜드 하늘은 어둡다. 날씨가 좋지 않아 떨어지는 빗방울을 피하는 사람들에게 여유로움은 덜하다.
다운타운 곳곳에서는 19세기 말 건축물이 보인다. 비구름으로 덮인 도시의 분위기에 묘하게 어울린다. 한참을 걷다 보니 ‘오클랜드 시티 앰버서더(Auckland City Ambassador)’라 불리는 ‘걸어다니는 관광안내소’를 만났다. 시 직원이라고 한다. 나와 같은 외모의 친구가 상냥한 미소로 질문에 답해주니 반갑기 이를 데 없었다. 왠지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그녀가 오히려 낯설기도 했다. 내 표정을 읽었는지 마오리족 후손이라 얘기해 준다.

추천해 준 근처 식당으로 들어갔다. 다양한 문화가 복합적인 만큼 고유한 음식을 찾기보다 신선한 재료의 음식을 선택하라는 그녀의 조언을 들었다. 바다로 둘러싸인 뉴질랜드 청정해역의 해산물 음식을 파는 식당이다. 크레이피시라 불리는 엄청나게 큰 바닷가재와 뉴질랜드 대표 와인인 소비뇽 블랑 화이트 와인으로 뉴질랜드의 마지막 식사를 한다. 이곳의 자연을 담은 한 모금과 바다를 품은 것 같은 식사는 지친 여행객의 다리를 위로하며 또 다른 만족을 선사했다. 호사스런 저녁으로 뉴질랜드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며 마지막 밤을 맞이한다.

여행가·민트투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