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 진 ♡/세계여행가이드

혼자 떠나도 좋은 동유럽 여행

거울속의 내모습 2016. 10. 22. 21:24

 

파리나 런던, 로마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반쪽짜리 유럽만 경험한 것이나 다름없다. 중세 유럽의 심장이라 부르는 체코를 비롯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당대의 건축과 문화 예술을 그대로 간직한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로 떠나보자. 낭만이 가득한 동유럽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체코의 길거리 뮤지션.

프라하는 모차르트가 생애 가장 사랑했던 도시다. 고국인 오스트리아 빈에서 처참하게 실패했던 <피가로의 결혼>은 프라하에 이르러 비로소 아낌없는 찬사로 승화됐다. 짧았던 생애만큼이나 찰나에 머물고 만 그의 전성기는 프라하라는 아름다운 중세도시에서 절정을 맛볼 수 있었다. 모차르트를 비롯해 말러, 바그너, 차이콥스키, 괴테 등 내로라하는 유럽의 예술가들이 사랑했던 프라하는 도시 전체가 화려한 건축물과 문화 유적으로 가득 차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수도인 프라하뿐 아니라 체코에는 1백여 개가 넘는 박물관과 콘서트홀, 미술관을 비롯해 프라하의 봄 음악축제,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 등이 열려 유럽을 대표하는 문화 예술의 심장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중에서도 중세 유럽의 우아함을 그대로 간직한 귀족 도시인 프라하는 비단 동유럽이 아닌 중유럽, 나아가 유럽 전체의 중심지였다.

 

 

 

크라쿠프 바벨 대성당.도시 전체가 유럽을 대표하는 박물관

장구하고 찬란한 역사를 품은 채 유유히 흐르는 블타바 강(Vltava, 독일어로는 몰다우 강)은 프라하를 관통하는 강으로, 그 길이만 장장 430km에 이른다. 슈마바 산맥에서 발원해 체스키크룸로프, 체스케부데요비체, 프라하를 거쳐 멜니크에서 엘베 강과 합류한다. 블타바 강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카를교를 만날 수 있다. 신성 로마제국의 황제였던 카를 4세의 지휘 아래 1357년부터 건설된 석조 교량으로 1402년에 완공됐다. 19세기까지 프라하의 올드타운과 인근을 이어주는 유일한 다리였던 카를교는 서유럽과 동유럽 간의 문화와 교역을 이어주는 중심이기도 했다. 프라하에는 이 밖에도 랜드마크로 불리는 프라하 성을 비롯해 로브코비치 궁, 성 비투스 대성당, 국립박물관, 미술관, 루돌피눔, 프라하 국립극장, 스타보브스케 극장, 프라하 국립 오페라극장 등 도시 전체가 문화 예술과 유적의 향기로 가득하다. 중세 유럽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건축물에는 고딕 양식을 비롯해 르네상스, 네오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아르데코, 아르누보에 이르는 온갖 건축 양식의 향연이 펼쳐져 가히 거대한 건축 박물관과도 같다.

 

 

 

 

        

             프란츠 카프카가 살았던 파란 집

 

사랑을 꿈꾸는 자를 위한 도시

밤이 되면 프라하는 낭만과 사랑의 도시로 변신한다. 카페, 펍, 레스토랑이 밀집한 거리를 한눈에 보고 즐길 수 있는 로맨틱 여행지가 바로 프라하다. 저녁이면 프라하의 골목 구석구석에 중세의 낭만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블타바 강을 따라 흐르며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디너크루즈도 빼놓을 수 없는 낭만 여행 코스. 보헤미안 재즈 바에서 들려오는 감미로운 체코 음악도 사랑하는 연인의 숨결을 전해주는 듯하다. 혀끝을 감쌀 먹거리 기행도 빼놓을 수 없다. 체코를 대표하는 맥주 필스너 우르켈 플젠 맥주, 전통 보헤미안 음식 콜레뇨와 스비치코바, 시나몬 향이 일품인 체코의 전통 빵 트르들로, 허브로 만든 약용 술 베헤로브카 같은 특별한 먹거리가 그득하다. 쇼핑도 빠질 수 없다. 여성의 눈을 사로잡는 럭셔리 크리스털의 지존 모제르(Moser), 온천수를 떠먹을 수 있는 라젠스키 포하레크(온천용 도자기 컵) 등 특별하고 차별화된 기념품이 여행객들을 반긴다. 음악 거장들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여행도 흥미롭다. 드보르자크 홀이 있는 루돌피눔, 국립오페라극장, 모차르트가 직접 <돈 조반니>를 초연했던 스타보스케 극장, 모차르트가 한때 살았고 현재 모차르트 기념박물관이기도 한 베르트람카 등이 유명하다. 이 밖에도 반트슈타인 궁전, 토맘스 교회, 미클라세 교회 등에선 프라하를 사랑했던 모차르트는 물론 드보르자크, 스메타나, 야나체크, 구스타프 말러 등 체코를 대표하는 음악가들을 기리는 수준 높은 음악회가 열린다. 체코와 더불어 인근의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에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문화 유적과 유산을 만날 수 있다. 체코 남부의 작은 도시로 중세 유럽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홀라소비체와 체스키크룸로프, 체코가 자랑하는 작곡가 스메타나의 고향 리토미슐, 쿠트나호라 등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또한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왈츠, 헝가리의 파논할마와 부다페스트의 세체니 온천, 헝가리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에스테르곰, 슬로바키아의 스피슈 성, 폴란드의 소금광산 비엘리치카, 중세도시 크라쿠프, 아우슈비츠 수용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고향인 바도비체 등도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 중세로의 귀환을 이끌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