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 진 ♡/세계여행가이드

보석을 숨긴 도시, 탁스코

거울속의 내모습 2015. 6. 25. 16:15

16세기부터 은의 도시로 유명했던 멕시코의 탁스코는 은광맥이 다 파헤쳐진 후 쇠퇴의 길을 걸었다. 광산업자가 빠져나간 빈 자리에 은보다 더 빛나는 풍경을 발견한 여행자들이 들어서고 있다. 탁스코의 동화같은 풍경으로 걸어 들어가 낭만적인 시간을 보냈다.

↑ 보석을 숨긴 도시, 탁스코

↑ 보석을 숨긴 도시, 탁스코

↑ 보석을 숨긴 도시, 탁스코

탁스코는 16~18세기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다. 교회를 개조한 부티크 호텔, 포사다 드 라 메종.



↑ 탁스코의 골목길을 구경하는 재미.

옛 건축물엔 아이스크림 가게, 펍, 식당, 미용실 등이 두서없이 들어서 있다. 탁스코의 골목길을 구경하는 재미.

↑ 산타 프리스카 성당

구시가지 어디에서나 고개를 들면 산타 프리스카 성당의 푸른 돔 지붕이 보인다.

↑ 포사스 아줄레스 드 아찰라

자연이 만들어준 수영장, 포사스 아줄레스 드 아찰라.

↑ 공예품을 파는 상인들

카사 보르다 앞, 공예품을 파는 상인들.

장마가 끝날 무렵, 뜨겁고 바삭한 공기가 식을 때쯤 한강변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이유없이 들뜬 공기, 밤을 잊은 이들의 활기찬 몸짓. 은근한 흥분. 3월의 어느 밤, 탁스코Taxco의 보르다 광장Plaza Borda에 섰을 때 그 순간의 기분이 들었다. 시선이 멈춘 곳엔 달빛이 부서지는 조약돌길, 그 위를 천천히 달리는 낡은 폭스바겐 택시, 반딧불처럼 퐁, 퐁 떠오르는 언덕 위의 오래된 집들, 벤자민고무나무 아래에서 몸을 포개고 춤추는 남녀의 달뜬 얼굴이 있었다. 낭만에 취해 넋을 놓고 있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왜 거리에서 춤을 추지? 특별한 날인가? "아뇨. 매주 목요일부터 주말까지 늘 이런 분위기예요. 멕시코 사람들은 이렇게 모여서 춤추고 노래하고 즐기는 걸 좋아하거든요." 멕시코관광청의 일세가 거리의 음악 소리에 흥을 감추지 못하고 몸을 흔들며 대답했다. 탁스코에 도착하기 전, 아카풀코Acapulco에서 열린 나흘간의 컨퍼런스에 참가한 터라 몸이 너덜너덜한 상태였다.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되는 행사와 세미나, 파티, 거기에 장염까지 겹쳐 탁스코 말고 집에 가고 싶었다. 도시에 대한 정보도 턱없이 부족했다. 뭘 알아야 기대감도 생기는데. 한국어로 발행된 최신 가이드북 어디에도 탁스코를 뾰족하게 소개한 페이지가 없다. 오기 전에 안 사실이라곤 스페인의 식민도시였다는 것. 은 세공, 산타 프리스카 성당Templo de Santa Prisca으로 유명한 곳. 그 뒤를 따르는 다른 소개말 중 어느 것도 지친 여행자의 구미를 당기진 못했다. 도착 직전까지 품었던 심드렁한 심사는 탁스코의 밤이 한눈에 담기는 호텔 발코니 창 앞에서 무너졌다. 18세기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오래된 마을과 마주 앉으니 난데없이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에서 헤밍웨이, 살바도르 달리의 시대로 뚝 떨어진 주인공 길이 된 기분이 들었다. 창밖, 가파른 언덕을 휘돌아 뻗은 길 위에 세워진 붉은 지붕 집들이 밝힌 불이 깜빡거리다 꺼질 때까지 쏟아지는 잠을 미루고 한참 동안 이 도시를 들여다봤다.

↑ 탁스코

탁스코, 은보다 빛나는 풍경

밤새 열어둔 커튼 사이로 일찌감치 아침 볕이 깃들었다. 이불을 걷어차고 발코니로 나가 탁스코의 민낯 앞에 섰다. 아침의 탁스코는 천진한 얼굴이었다. 장난감 같은 집과 차, 거리 위의 알록달록한 옷차림들. 호텔을 나와 어젯밤 내내 감상했던 장면 속으로 향했다. 첫 행선지는 아타치Atachi 언덕의 끝에 위치한 크리스토 모뉴멘탈Cristo Monumental. 탁스코 시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예수상이다. "석상의 높이는 20미터로 2002년 9월에 완공됐습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에 있는 예수상Christ The Redeemer보다는 18미터 정도 작지만 이 예수상이 더 높은 곳에 위치해 있죠. 탁스코 산의 고도가 약 1800미터인 데 비해 리우데자네이루 코르코바도 산Corcovado Mt.은 704미터에 불과하거든요. 세계 신 7대 불가사의로 지정된 브라질 예수상처럼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것은 아니지만, 도시의 낮과 밤을 전망하기엔 꽤 좋은 포인트죠." 포마드를 잔뜩 바르고 나타난 가이드 지요의 매끄러운 안내가 시작됐다. 빛바랜 붉은 기와만 빼면 안달루시아와 빼닮은 탁스코는 스페인이 명명한 이름이다. 1528년 스페인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가 이곳에서 은맥을 발견한 후 점령하면서 탁스코로 불리기 시작됐다. 그 전까진 아스테카인들이 '공놀이 터'라는 뜻의 틀라치코Tlachico라고 불렀다. 1531년 북아메리카 최초의 은광을 뚫은 후 1534년 어마어마한 양의 은이 매장된 대광맥을 발견하면서 탁스코를 완전히 차지한 스페인은 자신들이 발견한 은 광산의 은이 바닥날 때까지 이 도시에 붙어 번영을 누렸다. 은맥 고갈과 함께 쇠퇴했던 탁스코는 18세기, 프랑스에서 온 돈 호세 드 라 보르다에 의해 영화를 되찾는다. 1734년 이 도시에 사는 동생을 찾기 위해 방문한 그는 자신이 타고 온 말이 발을 헛디딘 덕에 탁스코 역사상 최고의 부호가 됐다. 말이 굽으로 찬 바위 밑 틈새에서 은맥의 입구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돈 호세는 200여 년 전 스페인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은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다. "그때 번 돈으로 지은 건축물이 산타 프리스카 성당이에요. 신심이 깊었던 돈 호세가 신과 탁스코에 헌납한 건축물이죠. 기존의 바로크 양식보다 훨씬 더 호화로운 '울트라 바로크' 양식으로 지었는데 그 때문에 멕시코 내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예배당'으로 손꼽힙니다. 얼마나 호화롭냐면, 돈 많기로 소문난 돈 호세가 파산을 걱정했을 만큼 막대한 비용을 들였다고 하네요." 마지막 남은 은맥마저 말라버린 폐광 도시를 다시 살린 이는 미국의 건축가 윌리엄 스프래틀링이다. 그는 탁스코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1929년 이 도시에 최초의 은 공방을 열었다. 이 작은 공방에서 일하던 은 세공사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 독립하기 시작하면서 탁스코는 '은의 도시'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오늘날 200여 곳에 달하는 탁스코의 은 공방은 대부분 윌리엄 스프래틀링의 공방에서 뻗어 나온 가지들이다. 탁스코 시내를 발아래 두고 이 도시가 지나온 시간을 친절히 짚어준 가이드 지요가 다음 행선지로 우리를 안내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본 것은 의외의 풍경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양촌리쯤 돼 보이는 시골의 구멍가게. 시내로 안 가고 여긴 왜 온 거지? 이유를 물을 새도 없이 날아온 질문. "다들 수영복 챙기셨죠?" 구멍가게와 비좁은 산비탈 길을 지나 닿은 곳엔 계곡이 있었다. 물은 우유에 하늘색 물감을 푼 것 같은 빛깔이었다. 탁스코 사람들의 비밀 소풍지, 포사스 아줄레스 드 아찰라Posas Azules de Atzala는 관상용(?) 물가가 아니었다. 지요가 어젯밤 'Natural Lagoon' 같은 곳이라고 했을 때 왜 수영복 생각을 못했을까? 겉옷을 훌렁 벗어 던지고 물속으로 뛰어드는 다른 이들을 보는데 부럽기도 하고 부아도 났다. 카리브 해를 목전에 두고 바다에 발가락도 못 담그고 돌아온 이의 심정이 이럴까? 아쉬운 대로 발만 담그고 유유자적, 여유를 만끽한다. 지난 며칠의 피로가 말끔히 씻기는 기분이다. 자연이 선사한 밀키 블루 빛 수영장에서 소년 중앙(?)을 꽉 쥐고 다이빙을 즐기는 사내아이들을 구경하다가 허기가 느껴져서 자리를 털었다. 점심은 교외의 농장에서 해결하기로 한다. 농장엔 소, 돼지, 닭, 토끼, 말 등의 가축뿐 아니라 앵무새, 악어, 너구리 같은 뜬금없는 동물들이 한 식구처럼 어울려 살고 있었다. 넓은 정원 한가운데 잘 차려진 식탁 앞에 앉으니 별장을 방문한 멕시코 부자가 된 기분. 신들린 포크질로 거나하게 배를 채우고 까무룩 설잠도 잤다. 열정적으로 뼈를 발라 먹은 고깃덩어리 중에 비둘기와 토끼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진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 산타 프리스카 성당

탁스코의 랜드마크, 산타 프리스카 성당.

매직 빌리지, 시간을 건너뛰는 산책
다시 보르다 광장. 구시가지 산책의 출발점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구불구불, 동그란 길들이 언덕 끝까지 뻗어 있다. 탁스코에 도착한 지 20시간이 지나서야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건축물' 리스트로 꼽히는 이 도시의 랜드마크 산타 프리스카 성당 앞에 섰다. "광산 부자의 재산이 바닥날 정도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었다"는 지요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일단 웅장하다. 목 뒤 살에 주름이 배길 때까지 고개를 젖혀야 꼭대기가 보인다. 파사드엔 세밀하고 화려한 조각들이 장식되어 있는데, 가운데에 있는 천사에 둘러싸인 예수의 세례식 장면을 새긴 조각이 특히 아름다웠다. 10세기쯤은 가볍게 넘기는 유럽의 고성이나 성당과 견줄 수는 없지만 1758년에 완공된 건축물 치고는 보존 상태도 훌륭하다. 굴곡 많은 식민도시의 역사에서 증축이나 복원 없이 원래의 얼굴을 유지하기란 힘든 일인데…. 호화의 절정은 예배당 안, 중앙의 레타블로(제단 뒤의 벽 장식)에서 나타난다. 나무에 두꺼운 금박을 입혀 예수와 성모 마리아, 성인들을 조각한 장식을 보고 있으면 당시 탁스코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말, "신은 보르다에게 주고, 보르다는 신에게 바친다"는 어불성설이 비로소 이해된다. 산타 프리스카 성당의 자태보다 더 시선을 끈 것은 예배당 안팎에서 만난 사람들. 성당 안마당엔 복잡하고 행복한 얼굴로 아빠와 팔짱을 낀 눈부신 신부가, 예배당 입구엔 잔뜩 긴장한 얼굴로 손을 만지작거리는 청년이 서 있었다. 불쑥, "신랑이에요?" 말을 건네니 쑥스러운 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축하한다는 말에 비로소 활짝 웃는 얼굴. 제단 앞에선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천사들을 만난다. 세례식을 갓 마친 아기들이다. "매주 토요일엔 세례식과 결혼식으로 정신이 없어요. 무료로 할 수 있어 인기가 많거든요." 처음 보는 광경에 정신없이 사진을 찍고 있는 내게 지요가 살짝 다가와 귀띔했다. 황금과 푸에블라산 타일 같은 것으로 장식된 레타블로보다 탁스코 사람들의 삶이 이곳에 새긴 무늬가 더 아름다워 보였다. 점심을 먹고 탁스코에서 꼭 봐야 할 건축물 리스트에 등장하는 곳들을 살피기로 한다. 산타 프리스카 성당을 세운 보르다 가문이 성직자를 위해 건립한 카사 보르다Casa Borda, 탁스코를 멕시코 최고의 은 세공 도시로 만든 윌리엄 스프래틀링의 수집품을 전시한 기예르모 스프래틀링 박물관Museo Guillermo Spratling, 탁스코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꼽히는 카사 훔볼트Casa Humbolt를 차례로 지났다. 그 사이사이, 16~18세기 이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무명의 건물들, 수공예품을 늘어놓고 호객하는 거리의 상인들, "홀라hola!" 하고 인사를 건네면 수줍은 듯 싱긋 웃으며 고개를 돌리는 탁스코의 아이들도 만났다. 실은 역사적인 의미와 유물이 가득한 건축물보다 이런 사소한 풍경들, 혹은 가판대 위에 부려진 화려한 도기나 목각 인형같은 것에 마음을 뺏겼다. 특히 내 눈을 사로잡은 건 해골! 꽃병, 그릇, 인형, 팔찌, 미니어처 등 장르를 막론하고 나타나는 해골들은 8601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데미언 허스트의 해골보다 훨씬 아름답고 기괴하고 웃기기까지 했다. 그런데 하고 많은 소재 중 왜 해골일까? "멕시코의 대표시인 옥타비오 파스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멕시코는 죽음과 친하고, 죽음으로 농담을 삼고, 죽음을 애무하며, 죽음과 같이 자고, 죽음을 축하한다.' 죽음을 대하는 멕시코 사람들의 세계관이 드러나는 말이죠. 그래서 장인과 예술가들은 '죽은 자'를 표상하는 해골을 작품 소재로 즐겨 사용합니다.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에 해골이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지요." 지요의 해박한 설명에 감탄할 틈도 없이 오늘의 하이라이트, 은 공방에 도착한다. 탁스코 중앙 시장과 실버 마켓도 가고 싶다고 욕심을 부린 탓에 공방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0분. 그 짧은 순간에 은 세공 과정을 카메라에 담은 후, 팔찌와 반지, 브로치를 쓸어 담는 기염을 토하고 밖으로 나왔다. 탁스코의 시장은,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겠지만 환상적이다. 카사 훔볼트 앞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걸으면 탁스코 사람들의 일상이 펼쳐지는 주말 시장이 있다. 멕시코시티로 떠나는 차에 올라야 했던 내게 지요가 허락해준 시간은 30분. 무거운 가방을 바퀴벌레보다 싫어하는 나는 여행지에서 가급적 쇼핑을 지양해왔었는데 이곳에선 그간 단련해온 절제심이 무용해졌다. 하나에 우리 돈으로 8백원 정도 하는 그릇과 컵들, 디자인, 품목에 상관없이 100그램당 90~100페소밖에 안되는 은 제품들을 쓸어 담을 배를 한 척 사고 싶었다. 지요가 이성을 잃은 나를 멕시코시티행 승합차에 떠밀어 넣지 않았다면 여권을 하수구에 흘려보내고 탁스코 유스호스텔에 숨어들었을지도 모른다. 실은, 시장에서 정신을 잃었던 그날이 생일이었다. 탁스코에서 돌아온 지 며칠 후 4년째 생일을 출장 중에 맞이하는, 타지에서 미역국 대신 라면으로 자축하는 내 처지를 가엽게 여긴 친구가 "내년엔 꼭 함께 보내자"고 위로를 건넸다. "고맙다"고 대답했지만 사실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다. 이런 유치하고 촌스러운 표현은 정말로 싫어하지만… 탁스코에서 보낸 시간이 내겐 선물이었다.

↑ 보얼 예술 특구의 산책로.

보얼 예술 특구의 산책로. 자전거를 타고 유유자적 시간 보내기에 좋다.

↑ 토르티야 수프.

종일 걷느라 주린 배를 따뜻하게 달래준 토르티야 수프.

↑ 독특한 개성의 해골 공예품

독특한 개성의 해골 공예품. '죽음'을 대하는 멕시코 사람들의 유쾌한 자세

 

↑ 휴식을 취하는 할머니

탁스코의 중앙 시장. 그릇을 사서 집에 돌아가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는 할머니.

↑ 카사 보르다

카사 보르다

탁스코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 보르다 가문에서 산타 프리스카 성당의 성직자들을 위해 지은 사제관이었다. 현재는 지역의 장인과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호화롭고 섬세한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로 파사드와 테라스, 계단이 특히 아름답다. 보르다 광장으로 향하는 언덕 코너에 위치했다.

↑ 포사다 드 라 메종

포사다 드 라 메종

탁스코의 전경을 파노라마로 담을 수 있는 호텔. 1936년 멕시코의 호텔 사업가 돈 호세 J. 라조가 교회로 사용되던 건물을 인수해 부티크 호텔 '포사다 드 라 메종Posada de La Maison'으로 개조했다. 전 객실이 스위트 룸으로 2인용 방부터 독채 하우스까지 다양한 타입의 공간을 갖췄다.

↑ 카사 훔볼트

카사 훔볼트

탁스코에서 건축 양식이 확실하며 완성도가 높은 역사적인 건축물들은 대부분 돈 호세 보르다의 발주로 지어진 것이다. 카사 훔볼트는 돈 호세가 아들을 위해 지은 집. 1803년 독일인 지리학자 훔볼트가 이곳에서 하룻밤 머문 것을 기념해 그 뒤로 오늘날의 이름이 됐다. 현재는 탁스코의 역사 자료, 산타 프리스카 성당의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이다.

↑ 은 시장

↑ 은 시장

은 시장

탁스코에는 200여 곳 이상의 은 공방과 상점이 있다. 저렴하고 대중적인 제품을 찾는다면 메르카도 드 플라타Mercado De Plata를 찾을 것. 영어로 '실버 마켓'이라는 뜻이다. 보르다 광장에서 카사 훔볼트를 지나 언덕 아래로 끝까지 내려오면 보인다. 공방이 아니라 시장인 만큼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가격이 꽤 저렴하다. 무게로 달아 판매한다. 100그램에 80~100페소.

↑ 산타 프리스카 성당

산타 프리스카 성당

은맥이 사라진 탁스코에 남아 있는 보물. 멕시코 사람들은 오직 산타 프리스카 성당을 찾기 위해 이 도시를 방문할 정도로 역사적, 미적 가치가 뛰어난 건축물이다. 18세기 프랑스 출신의 광산업자 돈 호세 드 라 보르다가 신에게 바치기 위해 세웠다. 장밋빛 암석, 푸에블라산 타일, 황금 등의 최고급 건축재를 사용해 7년 동안 지었다. 토요일에 찾으면 결혼식, 세례식 등 탁스코 사람들의 삶의 중요한 순간들을 엿볼 수 있다.

↑ 크리스토 모뉴멘탈

크리스토 모뉴멘탈

탁스코 시내 어디에서나 두 팔을 벌리고 도시를 품고 있는 자애로운 예수상이 보인다. 크리스토 모뉴멘탈Christo Monumental이다. 높이 20미터로 2002년에 완공됐다. 아타치 언덕의 꼭대기 부근에 위치해 전망대 역할을 한다. 관광객들의 기념사진 촬영 포인트로 인기가 높다. 걸어서도 닿을 수 있지만 자동차로 오르길 권한다. 탁스코가 해발 고도 1755미터에 위치한 도시라 예민한 이들은 고산증을 느끼기도 한다.

↑ 포사스 아줄레스 드 아찰라

포사스 아줄레스 드 아찰라

시에라 마드레 델 수르 산Sierra Madre del Sur Mt. 깊숙이에 숨겨진 장소. 탁스코 사람들이 주말 나들이, 짧은 휴가, 소풍 시 즐겨 찾는 자연 속 수영장이다. 물놀이를 즐길 만한 3곳의 포인트가 있는데 각각 3미터, 5미터, 7미터 깊이다. 입장료 20페소를 내야 한다. 안전 요원이 상주하며 그늘 쉼터, 유료 파라솔 등의 편의 시설도 갖췄다.

↑ 보르다 광장

보르다 광장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나라를 여행할 땐 그 도시에서 가장 큰 광장부터 찾을 것. 주요 건축물뿐 아니라 관광정보센터, 식당, 숙소, 슈퍼마켓 등 여행자에게 필요한 공간들이 광장을 중심으로 모여 있다. 탁스코에서는 보르다 광장이 그 역할을 한다. 구시가지 어디에서나 보이는 산타 프리스카 성당의 돔 지붕을 지표 삼아 걷다보면 쉽게 닿을 수 있다.


탁스코는 작은 도시라 공항이 없다. 멕시코시티에서 자동차로 2시간 30분 거리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멕시코시티 남부 터미널에서 코스타 라인Costa Line의 탁스코행 버스를 타면 된다. 인천에서 멕시코시티를 잇는 직항은 없다.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델타항공 등을 이용해 샌프란시스코나 LA에서 경유하는 항공편이 일반적이다. 환승 시간에 따라 약 24시간 안팎 소요.



코스타 라인costaline.com.mx

류진
취재협조멕시코정부관광청www.visitmexico.com/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