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 진 ♡/세계여행가이드

[여행]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그 섬

거울속의 내모습 2016. 12. 22. 22:01
하늘을 닮은 쪽빛 바다… 아득한 쿠타 해변… 거리엔 사랑에 빠진 연인들
손버릇 나쁜 원숭이 심술에 당황도 하지만… 그래도 지상낙원
발리 울루와뚜 사원은 바다의 신을 모시기 위해 세워진 사원으로 발리 남부 절벽에 서있다. 인도양으로 지는 일몰이 아름다운 곳으로 내부에 입장할 땐 ‘사롱’으로 불리는 치마를 입어야 한다. 입구에서 무료로 대여해준다.
여유. 국어사전엔 있을지언정 하루하루를 허덕이며 사는 현대인의 사전에선 찾기 힘든 단어다. 쉬지 않는 ‘카톡’ 소리와 전화벨은 잠깐의 휴식을 여지없이 깨버린다. 쉬는 게 쉬는 것 같지가 않다. 주위 사람들에게 잠시 잊힌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이럴 땐 바다 건너 어딘가를 가야 그나마 잠깐이라도 잊힌 존재가 될 수 있다. 이왕 떠난다면 한겨울 매서운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 발리로 가자.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곳이다.
에메랄드빛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고, 각종 열대 과일을 마음껏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바다가 전부가 아니다. 골목 구석구석 각종 기념품과 액세서리로 눈이 즐거워지는 매력적인 거리에서 사랑에 빠진 연인들을 볼 수 있는 곳이 발리다.
 

인도네시아는 이름이 있는 섬만 1만7000여개에 이른다. 이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섬이 발리다. 발리는 인도네시아가 네덜란드의 식민 지배를 받을 당시 휴양지로 개발된 곳이다. 이슬람교도가 많은 인도네시아 다른 곳과 달리 힌두교도들이 많다.
 
발리 남부 쿠타해변에서 여유를 즐기는 여행객들.
발리의 바다를 보려면 쿠타 해변으로 가야 한다. 발리 남쪽에 있는 쿠타 해변은 작은 어촌 마을이었지만, 1970년대부터 유럽, 호주 등에서 여행객들이 찾아와 지금은 유명 리조트들이 바다 앞에 진을 치고 있을 정도로 개발이 됐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해변 풍경.

리조트들 사이를 지나 해변에 이르면 눈에 거슬리는 어떤 장애물도 없이 시원하게 바다가 펼쳐진다. 파도가 센 편이어서 곳곳에 서핑을 즐기는 여행객들이 눈에 띈다. 저녁 무렵에는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발리의 리조트에서 수영을 즐기는 여행객들.

발리까지 와서 리조트의 휴양시설을 즐기지 않으면 아쉽다. 쿠타 해변의 만디라 리조트 등 일부 리조트는 숙박을 하지 않고 일정액(3만원 수준) 이상 식사를 한 여행객들도 리조트 내 카바나와 수영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리조트를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여러 리조트를 돌아다니며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바다 풍광에 빠져들려면 울루와투 사원이 있다. 힌두교 사원이다. 바다의 신을 모시기 위해 세워진 사원으로 발리 남부 절벽에 서있다. 이곳은 오후 늦은 시간에 찾는 것이 좋다. 절벽에서 인도양으로 지는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다. 이 절벽은 바다의 여신 데위다누의 배가 변한 것이라는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내부로 들어갈 땐 ‘사롱’으로 불리는 치마를 입어야 한다. 허리띠만 해도 되는데, 입구에서 무료로 대여해준다.
 
울루와뚜 사원의 원숭이들은 여행객의 안경 등 장신구를 순식간에 낚아채간다.
사원을 둘러보면 원숭이가 많다. 이 사원을 원숭이사원이라고도 부른다. 특히 안경이나 팔찌, 목걸이 등을 착용한 여행객들은 주의해야 한다. 순식간이다. 원숭이들이 달려와 반짝거리는 장신구를 가져간다. 힘이 어마어마하게 세다. 걸어가는 여행객 다리를 타고 올라와 안경을 낚아채 가거나, 사진을 찍을 때 장신구를 채가는 등 재빠르다.
 

 

발리 울루와뚜 사원의 관리인. 사원 내 원숭이들이 안경 등을 가져가면 이들을 찾아야 돌려받을 수 있다.
돌려받으려면 사탕이나 빵 등 먹을 것을 줘야 한다. 물물교환이다. 오토바이를 타고다니는 관리인들을 호출해야 빨리 돌려받을 수 있다. 늦을 경우 원숭이들이 장신구를 물고 뜯는다. 제 모습을 유지하기 힘들 수 있다.
사원에선 원숭이춤이라 불리는 케착 댄스 공연도 볼 수 있다. 상반신을 벗은 원숭이 군단의 역할을 하는 100여명의 남자들이 불 주위를 둥그렇게 둘러싸고 ‘케착 케착’이라고 합창하면서 춤추는 모습이 매우 박력 넘친다.
 
젊은 여행객에게 인기가 많은 우붓 거리의 연인
발리 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살아 있는 발리 중부 우붓은 젊은 배낭 여행객들이 몰리는 곳이다. 발리 공항에서 1시간가량 떨어져 있다. 바다와 리조트만 보고 발리를 즐겼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발리의 속살을 보려면 우붓을 가야 한다. 
 

 

발리 자연 풍광을 볼 수 있는 우붓 발리 풀리나에서는 루왁 커피를 맛 볼 수 있다.
쿠타 해변 등은 논밭이던 곳을 개발해 여행자들을 모여들게 했는데,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우붓은 여행객들이 자연스레 모여들었다. 이 지역을 다스렸던 옛 영주가 예술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 예술가 마을로 알려진 곳이다. ‘몽키 포레스트 사원’을 중심으로 그 주변의 길을 따라 각양각색의 공예품, 미술품, 액세서리 등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거리 자체가 하나의 전시관인 셈이다. 이곳을 둘러볼 땐 오토바이나 자전거 등을 타고 투어를 해도 좋다. 여기에 유명 전통 음식점들도 많다. 그만큼 유행에 민감한 젊은 여행객들이 몰린다. 여기저기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이 많아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애매하다. 얼마든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거리다.

발리(인도네시아)=글·사진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