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로 가는 근교 산] KTX 광명역 – 구름산(240m)
부사의 묘 앞을 통과하는 전철산행 일행. |
서울 봉천초등학교 5회 동창회의 이덕주 회장이 몇십 년을 함께 한 친구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은다. 삼복더위를 피해 다들 산과 강으로 떠나는 와중에 송재영, 박현자, 이태희, 조영환씨 등 죽마고우들이 배낭 속에 물 한 통과 김밥 몇 줄을 넣고 역사에 집결한다.
앙증맞은 산줄기를 걷다
구름산(240m)은 광명시 소하동과 노온사동의 경계에 낮게 솟은 광명시의 주산으로 아방산이라고도 불린다. 남쪽으로 가학산과 서독산까지 줄기가 뻗어있고 북쪽으로는 도덕산까지 이어진 짧지 않은 산줄기로 산맥의 지하에는 100년 전에 뚫은 가학광산이 있다. 일제치하의 수탈과 관련된 이 광산은 오랫동안 세인의 관심 밖에 있다가 최근에 광명동굴로 이름을 바꿔 재단장 되었다. 다녀간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여름이면 줄 서서 들어가 피서를 즐기는 명소가 된 환골탈태의 현장이며, 수도권의 명소로 부상한 광명 동굴에 들어가 색다른 피서 체험을 수 있다.
전철과 KTX가 정차하는 광명역 3번 출구를 나와 주차장에서 보면 앞에낮은 산줄기가 길게 이어진 게 보인다. 역 주변에서는 고층 아파트 공사가 한창으로 공사장 옆의 길로 가다 횡단보도를 건너면 호봉골이라는 아늑한 마을로 들어선다. 마을 안길로 들어서면 깔끔한 작은 동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구름산학교로 쓰였던 2층 건물 바로 옆에서 산길이 시작된다.
구름산 등산로가 제법 한적하다. |
물레방아에서 우측으로 3분 정도 더 가면 좌측의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오고 표지기가 하나 달려있다. 상수리나무가 많고 길이 왼쪽으로 꺾어진다는 느낌이 온다. 곧 높이 2m 정도의 돌탑이 나오고 서독산(書讀山) 전망대에 도착한다. 서독산은 옛날에 선비들이 과거에 급제하기 위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명명된 것이다. 전망대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도고내산 오거리에 닿는다. 오거리는 서독터널과 구름산 등으로 길이 갈라지는 분기점이다. 구름산 방면은 넓고 걷기 좋으며 옆에는 줄까지 설치되어 있다.
시원한 광명동굴에서 휴가를 보내다
약 10분 정도 가면 등산 안내판이 있는 고개에 도착한다. 우측의 표지기를 따라 능선으로 갈 수도 있고 좌측의 길을 따라가면 광명동굴에 닿을 수도 있다. 입구에 적당한 인원이 모이면 안내자가 인솔해서 동굴안으로 들어가는데 관람시간이 40분 이상 소요된다. 더운 여름이지만 동굴 입구에서 나오는 바람이 서늘하다. 평균 높이 2.75m로 갱도의 총길이는 7.8km이며 수량이 풍부하다. 동굴에서 흘러나오는 찬물에 몸을 담그는 아이들의 모습이 피서철을 대변한다. 몇 년 전까지 무료였지만 본격적으로 내부 단장을 해서 지금은 유료(입장료 4,000원)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 근처에는 이런 동굴이 드물어 여름 혹서기 때에는 하루에 수만 명이 몰려와 동굴 안에서 피서를 즐기고 있다. 동굴 앞에 매점도 있어 휴식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도고내 고개에서 광명동굴로 가는 길에는 야생화가 많다. |
동굴을 구경하고 나와 위쪽으로 올라가면 갈림길이다. 구름산 2.3km, 도덕산 6.3km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좌측 사면으로 가면 약 20m 높이의 화강암 암괴가 하나 있는데, 등반용 볼트도 몇 개 박혀있는 것으로 봐서 누군가가 줄을 걸고 등반을 했던 곳이다. 가학산 정상에서는 전망이 좋고 멀리 부평의 계양산까지 보인다. 산불감시 초소 주위는 보호수로 지정된 굵은 소나무가 많고 가을이면 억새가 자라는 곳이다. 사면의 길을 따라가면 간간이 의자도 설치되어 있다. 걷기 좋은 오솔길 분위기의 길을 곧장 가면 장절리 삼거리를 거쳐 광명터널 위에 있는 고개에 도착한다. 왼쪽의 영회원(永懷園)으로 빠지는 갈림길이기도 하다.
휴가지로도 손색없는 광명동굴. |
한적한 숲길을 거니는 산행
좌측의 넓은 길로 10분 정도 가면 묘목전시장을 지나 수령 400년의 느티나무를 만난다. 멀리서 보기에도 예사로운 나무가 아닌 듯한데, 가까이에서 보면 20m 높이에 둘레가 6m나 되는 거목이다. 영회원 이정표가 나무 옆에 있는데 국가 사적 357호인 영회원은 조선 인조의 맏아들인 소현세자의 빈(嬪)인 민회빈 강씨의 묘소이다. 광명 누리길 이정표만 따라가면 구름산 정상으로 가는 길로 약간의 바윗길에 안전줄이 설치되어있다. 정상에는 운산정이라는 2층 정자가 터를 잡고 있다. 좋은 쉼터 및 전망대 역할을 해준다. 2층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광명시와 시흥시 또 반대편의 관악산을 조망한다.
정상을 지나 조금만 가면 바위지대가 나온다. |
역까지는 15분 정도 소요된다. 구름산 정상에서 도덕산으로 가려면 좌측에 난 급경사의 길로 가야 한다. 곧 나오는 천연약수터는 높이 10m 정도의 바위틈에서 떨어지는 석간수로 물맛이 아주 차다. 그곳을 지나 400m 아래에 있는 진달래약수터를 지나면 차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한치고개 육교에서 뒤편의 구름산 정상은 1.4km, 앞쪽의 도덕산 정상까지는 약 3km 거리다. 차도 위의 멋진 다리를 지나 정수장 우측의 이정표만 따라가면 되는데 펜스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또 육교가 나온다. 육교를 건너 잘 만들어진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완경사의 길이다. 앞쪽의 봉우리에 있는 정자가 곧 눈에 들어오는데 바로 도덕산 정상이다. 이곳에는 데크로 만들어진 전망대도 있어 사위를 내려다볼 수 있다. 산 주변은 야생화가 좋은 계절을 맞이해 만발하고 산길 옆에 산죽도 자란다.
인공폭포 방면으로 난 등산로는 완만한 숲길이다. 좌측의 인공폭포를 지나며 고도는 점점 낮아지다가 방송 중계탑이 있는 곳을 만난다. 좌측 아래에 있는 운동장이 눈에 확 들어온다. 우측의 철산역 방면에는 전나무가 하늘로 쭉쭉 뻗은 채 자태를 자랑한다. 예쁘게 꾸며놓은 공원을 지나면 산길이 끝난다. 횡단보도를 건너 우측으로 천천히 내려가면 시민회관에 닿는다. 시민회관에 있는 고인돌과 밖에 있는 인공폭포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폭포에서 철산역 3번 출구가 1분 거리다.
구름산 정상의 정자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
*산행정보
산길
KTX 광명역 3번 출구~호봉골 구름산 학교~서독산 산림공원~서독산 전망대~도고내산 오거리~광명동굴~구름산 정상~한치고개 육교~도덕산 정상~시민회관 고인돌~철산역 (약 10km, 4시간 30분 소요)
광명동굴
일제 강점기인 1912년부터 이곳 광명시 가학동 가학산 일대의 광산에서 금, 은, 동 등을 채굴하다가 1972년에 폐광된 것을 최근에 광명시에서 관광 상품으로 재단장했다. 평균 높이 2.75m로 갱도의 길이는 7.8km이며 갱도에서 나오는 수량이 풍부하다. 수도권 최대의 금속광산 동굴로 예전에 안 받던 입장료도 받지만 폭염을 피할 최고의 피서지로 한 번쯤 가볼것을 권한다. 내부를 천천히 걸으면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철산동 지석묘
거석숭배신앙의 흔적인 지석묘는 고인돌이라고도 한다. 향토문화유산 제1호로 지정된 이 지석묘는 길이가 약 3m인데 화강암의 덮개돌(蓋石)은 긴 네모꼴이며 돌 밑에서 받침돌이 떠받치고 있는 일반적인 모습이다. 1985년 철산동 도시개발 과정에서 발굴되어 복원된 것으로, 1990년에 현재의 광명시민회관 건물 옆에 이전 보존하고 있다.
광명보건소 뒤에 있는 보리밥 전문점으로 12년 전부터 영업을 하고 있다. 단체객 위주의 1층과 일반 손님들이 이용하는 2층이 있어 120명 이상의 손님을 받을 수 있다.
국산 찹쌀과 보리를 섞어서 지은 보리밥에 오이무침 부추열무김치 애호박 상추 무침 등이 나오는데 골고루 섞어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가족 단위 손님과 등산객들한테 보쌈과 숯불제육구이가 인기 있다.
주소경기도 광명시 오리로 619번길 27(하안동),전화02-898-1310~1
최두열 <전철산행> 저자 / emountain@emount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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